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6개월이 지났으나 올림픽 기간 사용된 임시시설물 설치 비용 지급을 둘러싼 갈등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돈을 받지 못한 하도급 업체들이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소 앞에서 집회와 기자회견을 잇따라 연 데 이어 강원건설노조도 11일 “성공 올림픽이라는 자화자찬을 중단하고, 건설노동자 체불 임금을 해결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었던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갈등이 깊어지자 “하도급 업체에 대해 공사대금을 직접 지불할 의무는 없지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자세를 바꿨다.
강원건설노조는 이날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랜드스탠드(임시관람석) 공급 업체 소속 노동자들, 컨테이너를 판매·대여·운송한 하도급 업체 노동자들, 강릉역 차고지와 환승주차장 조성공사에 참여한 건설노동자들이 임금체불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는 임금체불액이 100억원이 넘으며 피해 노동자 수는 1,000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건설현장의 체불은 발주처의 명백한 직무 유기”라며 “조직위가 명백한 잘못을 저질렀다면 최소한의 양심을 갖고,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 체불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도 발뺌하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행사인데 설마 돈을 안 주겠어’라는 순박한 생각과 달리 현실은 정 반대”라며 “조직위가 체불을 즉시 해결하지 않는다면 조직위사무소 앞에서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노조 기자회견이 끝난 뒤 조직위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임금체불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조직위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생각하는 체불액과 조직위에서 추산하는 체불액 간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드스탠드의 경우 업체들이 주장하는 추가로 받아야 할 금액은 107억원이지만, 조직위는 “터무니없는 금액을 추가공사금액으로 요청하고 있다. 우리는 12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고 했다. 강릉역 차고지·환승주차장 조성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체불액도 노조는 약 3억원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조직위는 1억원으로 추산했다. 특히 임금체불 문제의 경우 원도급 업체와 하도급 업체 간 정산과정에서 이견을 보여 대금지급이 지연되고, 특정 개인과 업체의 횡령과 사기로 발생한 것으로 조직위의 직접적 책임과는 무관하지만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직위 관계자는 “체불 임금 지급상황 등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가능한 추석 이전에 모두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업체 간담회를 여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성문인턴기자 smlee9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