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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벤투號, FIFA랭킹 12위 상대로도 무실점

비달·메델 등 내세운 칠레 맞아

주도권 잃지 않고 0대0 무승부

1·2차 평가전 무패·무실점 성과

황의조·지동원 미미한 활약 속

주전 스트라이커 경쟁 불붙을 듯

‘혹사 논란’ 손흥민 풀타임 소화

파울루 벤투(오른쪽) 축구 대표팀 감독이 11일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기성용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파울루 벤투(오른쪽) 축구 대표팀 감독이 11일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기성용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골만 없었을 뿐 이만하면 알짜 데뷔전이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7위 한국이 FIFA랭킹 12위의 강호 칠레와 득점 없이 비겼다. 대표팀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을 0대0으로 마쳤다. 이로써 신임 벤투 감독 체제의 대표팀은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 2대0 승리를 포함, 1승 1무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며 다음 달 12일 있을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위해 곧 다시 모인다.

칠레는 2015년과 2016년 남미 챔피언에 오른 팀이다. 리오넬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를 결승에서 2년 연속 물리치고 코파 아메리카(남미선수권)를 제패했다. 치열한 남미 예선을 뚫지 못해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은 밟지 못했지만 2010·2014년에 연속으로 월드컵 16강에 나갔다. 올해 한국의 평가전 상대 중 FIFA랭킹이 가장 높은 팀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는 이번 원정 명단에서 빠졌지만 이날 경기에는 아르투로 비달(바르셀로나), 가리 메델(베식타스), 샤를레스 아랑기스(레버쿠젠), 마우리시오 이슬라(페네르바체) 등 세계적인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총출동했다. 거의 최정예에 가까운 멤버였다. 앞서 일본과 치르려던 평가전이 홋카이도 지진 여파로 취소돼 체력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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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탄탄한 조직력이 강점인 칠레는 미드필드진의 강력한 압박과 끈끈한 수비 조직, 빠른 공수 전환으로 한국 수비 진영을 위협했다. 압박에 몰린 수비수의 백패스 때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킥 실수가 나와 위험한 장면이 몇 차례 연출되기도 했다. 한국으로서는 트래핑과 패스의 세밀함이 다소 떨어지는 약점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져 보일 수밖에 없었다. 후반 18분 수비진이 오른쪽 측면으로 빠져 들어가는 비달을 완전히 놓쳐 이후 크로스 때 비달이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까지 나왔다. 발에 잘못 맞지 않았다면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질 뻔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 흐름에서는 크게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23분 손흥민(토트넘)의 코너킥 때 장현수(FC도쿄)의 날카로운 헤딩이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갔고 15분 뒤에는 기성용(뉴캐슬)의 묵직한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우리보다 강한 상대를 맞아 90분을 치고받은 경험은 승패를 떠나 벤투호 행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칠레와의 전적은 2008년 1월 0대1 패배를 포함해 1무1패가 됐다.

벤투 감독은 데뷔전과 마찬가지로 4-2-3-1 전술을 들고 나왔다. 황의조(감바 오사카) 원톱에 남태희가 공격형 미드필더(알두하일)를 맡고 손흥민과 황희찬(함부르크)이 좌우에 섰다. 기성용(뉴캐슬)과 정우영(알사드)은 수비형 미드필더, 홍철(수원)-이용(전북)은 좌우 풀백으로 나왔고 김영권(광저우)-장현수가 중앙 수비를 맡았다. 코스타리카전과 비교해 골키퍼는 김승규(비셀 고베)에서 김진현으로 바뀌었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대신 아시안게임 득점왕(9골) 황의조가 선발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은 위험한 장면을 몇 차례 허용하기는 했지만 미드필드와 수비진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호흡하며 저돌적인 칠레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다만 주전 스트라이커 경쟁은 안갯속에 남겨졌다. 코스타리카전 선발 지동원과 이날 선발 황의조 모두 확실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 종료 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까지 쉼 없이 달려와 ‘혹사 논란’까지 일었던 주장 손흥민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했다. 힘든 내색 없이 공수에서 부지런한 활약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벤투호는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무패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장에는 4만127명이 몰렸다. 지난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매진. A매치 연속 매진은 12년여 만이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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