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유럽연합(EU)이 정해진 시일 내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그동안 협상이 결렬되는 ‘노딜(no-deal) 브렉시트’ 우려가 고조됐던 상황에서 양측의 협상이 속도를 낸다는 소식에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1% 이상 상승했다.
10일(현지시간) 슬로베니아 주재 영국대사관에 따르면 EU의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인 미셸 바르니에는 이날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이 80% 진전됐다”며 “현실적으로 보면 향후 6~8주 이내에 첫 단계 합의인 브렉시트 조약에 대한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르니에 대표는 이어 “영국 하원과 EU 측의 유럽의회 및 이사회 비준절차를 고려하면 오는 11월 이전에 합의에 이르러야만 한다”면서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바르니에 대표의 발언 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대변인도 “우리는 10월 안에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지난여름 강도 높은 협상을 진행했고 탈퇴 협상과 관련해 계속되는 진전을 보였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은 지난해 3월30일 EU 측에 브렉시트 방침을 통보했으며 리스본조약에 따라 내년 3월30일이면 자동으로 EU를 탈퇴하게 된다. 양측은 그동안 영국의 탈퇴 조건을 담은 브렉시트 조약과 브렉시트 이후의 미래관계에 관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 등 일부 쟁점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졌었다.
이날 영국 가디언은 EU 정상들이 다음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비공식 오찬 회동을 갖고 11월 브렉시트 정상회담 개최 일정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U 정상들은 이번 회동에서 바르니에 대표와 메이 총리에게 협상의 걸림돌이 되는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가 다음달 열리는 정상회담까지는 해결돼야 한다는 뜻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교착상태에 빠졌던 브렉시트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 가치는 전장 대비 1.17% 오른 1파운드화당 1.30522달러까지 상승했다가 1.3029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