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고용참사에도 거대담론 논쟁만...참여정부 '판박이'

여야 소득주도성장 지루한 공방

정책당국자 엇박자도 마찬가지

지난 2004년 5월 이헌재(오른쪽) 당시 경제부총리가 과천 종합청사에서 열린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이정우 당시 정책기획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2004년 5월 이헌재(오른쪽) 당시 경제부총리가 과천 종합청사에서 열린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이정우 당시 정책기획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득주도 성장 논쟁,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간 엇박자 등 최근 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참여정부 초기와 판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도 성장이 먼저냐, 분배가 먼저냐 등 거대담론 논쟁에 매몰됐고 이헌재 부총리와 이정우 정책실장 간 엇박자로 혼란이 있었다. 참여정부 때는 세계 경제가 워낙 좋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지금은 소득주도 성장을 둘러싼 지루한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은 폐기를 주장하는 반면 청와대는 반박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2일 8월 고용지표가 나온 후 기자들과 만나 “하루빨리 소득주도 성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장 실장은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만약 소득주도 성장이 아니라면 과거의 정책 방향으로 회귀하자는 말인가”라며 “대기업·수출기업 중심의 성장정책은 과거 압축성장 시대에 효용이 다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기사



지난 2003년 참여정부 출범 후 2년간 같은 일이 있었다. 2004년 12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는 참여정부 정책 중간평가 보고회의를 열었다. 위원회는 경제 분야의 문제점으로 “정책 논의가 분배냐 성장이냐, 좌파적 정책이냐 아니냐 등 다소 추상적 가치를 둘러싼 이념논쟁으로 변질되면서 정작 필요로 하는 대안적 경제정책의 구체화는 크게 진전되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관료들의 ‘선성장 후분배’ 주장과 청와대의 ‘선분배 후성장’이 충돌해 실제 민생경제에 와닿는 정책을 구체화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나서 “성장분배 논쟁은 정파적 이해에 따른 것으로 성장분배를 잘하는 나라는 둘 다 잘하고 못하는 나라는 둘 다 못한다. 성장과 분배는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된다(2005년 1월 신년 기자회견)”고 정리하기도 했다.

정책당국자 간 엇박자도 마찬가지. 현재 김 경제부총리와 장 실장,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 등이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참여정부 때도 이헌재 부총리와 이정우 정책실장은 부동산 양도세 중과 문제를 놓고 공개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2004년 11월 이 부총리는 “1가구 3주택 이상 중과세를 내년 초부터 시행하기로 했지만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연기를 시사했다. 반면 이 실장은 두 차례에 걸쳐 “내년 시행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며 반박했다. 이에 이 부총리는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며 재반박했고 국민들은 집을 부동산에 내놓았다가 한 달 만에 다시 거둬들이는 등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이태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