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암수살인’ 김윤석X주지훈, 이 시대의 파수꾼을 불러내다

신고도 시체도 실체도 없는 ‘암수살인’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한 생생한 범죄 실화 영화 ‘암수살인’이 스크린에 펼쳐졌다. 형사와 살인범의 이야기에 머무는 흔한 범죄영화가 아니다. 범인과 형사가 대면해 펼치는 심리 싸움에 초점을 맞췄다. 이 영화의 수확은 자신의 본분을 지키는 한 형사의 모습에서 이 시대의 파수꾼을 만날 수 있다는 점.

신파 없이도 인간적인 울림을 선사하는 ‘암수살인’ 영화가 올 가을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암수살인’(감독 김태균, 제작 필름295, 블러썸픽쳐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태균 감독과 배우 김윤석, 주지훈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암수살인’이란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살인사건을 일컫는 단어. 동명의 영화는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 강태오(주지훈)와 그의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 김형민(김윤석)의 이야기를 그린다.

‘암수살인’은 부산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실화극이다. 범죄자를 쫓는 과정이 아닌, 형사와 범죄자의 고도의 심리전을 그렸다. 김태균 감독은 6년 전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한 에피소드를 우연히 접하고, 실제 주인공인 김정수 형사를 만나 무려 6년간 취재 끝에 완성했다.

김태균 감독은 “내가 ‘암수살인’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열린 이유는 단 하나 형사의 집념 때문이었다”며 “상업적으로 굉장히 매력적인 형사와 살인범의 이야기이지만 단순히 거기에 머물지 않고 깊고 넓은 영화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 사회 전반적으로도 메시지가 투영되고 확장돼서 소비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암수살인’은 무관심의 비극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김 감독은 “세상 그 누구도 관심이 없던 한 사람. 수사기록에 증거 쪼가리로 존재하는 피해자가 아니라 살인범에게 희생되기 전, 누군가의 딸, 그리고 아들 또는 엄마였던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밝힌다. 이 형사는 사건 해결이 아니라, 살아 숨쉬고 있었을 그 한 사람에게 관심이 있었음“을 전했다. 감독은 ”그 형사를 보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형사처럼 자신의 본분을 지키는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걸 말하려 했다. “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감독은 ‘역수사방식’을 차별점으로 꼽았다. 그는 “ 모든 형사물에서 범인을 쫓고 살인범을 추격하는 물리적 에너지가 집중된다면, 우리 영화는 사건 특성상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찾아야만 진실이 증명되는 역수사 방식이다. 피해자를 도구로 사용하지 않고, 한 사람으로 담으려고 노력했다. 장르적 결이 다른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자신의 본분을 지키는 한 형사의 모습에서 이 시대의 파수꾼을 발견했다. 이를 영화 속에 온전히 담아낸 이는 배우 김윤석이다. 김윤석이 연기한 형사 형민은 살인범 태오(주지훈)의 자백을 듣고 암수살인을 쫓는 인물이다.

김윤석은 “시나리오의 탄탄함에 ‘암수살인’을 선택했다.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독특함이 유별난 독특함이 아니라 보통 형사가 거친 사람들을 상대로 하다 보니 그 사람을 제압하기 위해 거칠게 대해야만 한다는 장르적 모습이 있다.”고 밝혔다.







김윤석은 ‘암수살인’ 속 형사의 모습에 만족했다. 그는 “실제로 이런 형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느리더라도 나아가는 모습이 참 와닿았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그는 “형민은 욕설도 거의 쓰지 않는다. 보통 형사는 점퍼 차림, 운동화인데 거의 회사원 같은 셔츠, 재킷을 입는다. 예의를 갖춘 모습으로 찾아다닌다는 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범인을 잡았다고 해서 사건이 끝난 게 아니라 마지막 피해자까지 완전히 확인을 한 뒤 사건의 종결을 지을 수 있다는 게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전했다.

주지훈은 극 중 고도의 심리전을 벌이는 범인 강태오 역할을 연기했다. 이에 대해 김윤석은 “살인범인데도 천진난만한 주지훈의 모습을 봤다. 천사와 악마를 오가는 배우더라”라고 칭찬했다.

주지훈은 “강태오라는 강렬한 인물을 배우로서 도전해보고 싶은 욕망과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추격전과 장르물의 쾌감을 태오와 형민의 심리전으로 드리고 싶었는데,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영화를 다 보신 다음에 한번쯤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저희 영화의 새로운 재미와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달될까 나도 궁금하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으로 오는 10월 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