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신의 직장' 금융공기업, 내달 A매치…경제지식 무장하라

금융공기업 9곳 취업문 열려면

주택금융 등 정부 정책 숙지하고

회사 인재상·지원업무 심층분석

압박면접 땐 일관성 있게 답해야

1415A33 주요 금융공기업 하반기 채용 규모



한국은행과 기업은행, 금융감독원 등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 공기업 9곳이 내달 20일 일제히 필기시험을 치른다. 채용 규모는 680명으로, 지난해 ‘채용 비리’ 사태 이후 첫 대규모 채용이다.

각 기관들은 ‘채용비리’ 사태 이후 만들어진 공공기관 채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블라인드 채용 강화 등 공정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하반기 63명을 채용한다. 필기시험은 1차(9월 15일)와 2차(10월 20일)로 나뉜다. 1차 시험은 전공과목 평가와 영어성적, 2차 시험은 전공과목 평가와 논술고사로 구성된다. 이어 개별면접, 집단토론, 임원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임원면접에는 외부인사가 참여한다. 올해 초 채용청탁 의혹으로 수장인 최흥식 전 원장이 물러난 상황이어서 이번 채용과정은 그 어느때 보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채용공고에 평가기준, 전형별 합격배수, 가점요소 등 상세 정보를 공개하고 입사지원서에 성별, 연령 등 편견이 작용할 항목을 원천 배제해 어느 때보다 공정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전략적 사고와 의사소통 능력 등 충분한 업무능력은 물론이고 진취적이고 높은 윤리의식을 갖고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면접 기준을 밝혔다.


지원자들의 면접과정에서 천편일률적인 답변내용이나 말투는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다수의 지원자들이 상투적인 답변으로 ‘등산을 한다’고 대답하는데, 이럴 경우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게 오히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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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서류전형에서 최종 선발인원의 30배수를 뽑는다. 서류전형은 자기소개서와 영어성적 평가를 통해 산정한다. 학교명과 학업성적, 사진, 성별, 생년월일 등의 정보를 지원서 작성 시 아예 빼기로 했다. 자소서에 개인정보를 기재하면 불이익이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 필기시험 날에는 전공학술 3시간, 논술 1시간 등 두 과목을 네 시간 동안 풀어야 한다. 이를 통해 약 100명을 뽑는다. 경제·경영분야는 최종 선발인원 1.5배수, 법·통계·컴퓨터공학은 2배수, 해외인력은 3배수가 면접전형에 참여하게 된다. 필기시험에서 배점이 높은 문항부터 순서대로 푸는 등 시간 배분을 효과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주택금융공사는 금감원과 마찬가지로 필기시험을 두 번에 나눠 실시한다. 1차 시험은 금융·경제상식, 2차 시험은 전공분야 직무수행능력평가다. 이어 실무면접과 집단토론, 임원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1차 필기는 금융(경영)경제 상식 100문항으로 평가하며 평소 경제신문 등을 통해 금융·경제 관련 지식을 많이 쌓았을수록 유리하다. 특히 2차 필기시험에서는 공사업무와 상품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주택금융 관련 정부정책 등을 숙지했는지를 고루 평가하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금공측은 설명했다. 채준석 주금공 인사부 과장은 “자기소개서에서도 공사 업무에 대한 애정과 상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효과적으로 표현할수록 좋은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다”고 귀띔했다.

자산관리공사는 NCS 직무수행능력평가와 한국사 시험으로 필기시험을 대신한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자격증으로 한국사 시험을 대체할 수 있다. 이후 1박 2일 직무역량 면접, 인성면접을 거친다. ‘채용형 인턴’으로 먼저 선발한 뒤 이들 중 90%를 정규직 전환한다. 올 하반기에 80명을 채용하는데 IT분야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 등을 갖췄는지 살펴볼 예정인 만큼 이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자산관리공사 측 설명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올해 하반기 신입 직원 40명을 채용한다. 분야별로는 금융일반 24명, 금융통계 4명, 회수조사 6명 등을 뽑는다. 고졸 직원도 2명 채용한다. 올해는 다양한 인재 확보 차원에서 금융통계 분야를 새로 추가했다. 필기전형 후 면접은 2차례 실시된다. 1차 실무진 면접 시 발표면접 주제는 각자 지원한 채용분야별 관련 업무 내에서 출제된다. 심층면접은 자기소개서 작성내용을 기반으로 공사 인재상과의 관련성 여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금융공기업 중 가장 채용규모가 크다. 지난해에는 28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상반기 170명, 하반기 21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토대로 한 직업기초능력평가·직무수행능력평가가 필기시험, 이어 1박 2일 역량면접과 임원면접 순으로 실시된다. 전체 채용인원 중 23.8%(50명)를 디지털 인재 TO로 선발하는 게 특징이다. 임원면접에는 외부인사가 절반 참여한다. 이번에는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를 위해 면접이 강화될 전망이다. 일부 금융공기관의 경우 압박질문이 불가피하게 이뤄질 수 있는데, 지원자들이 잘 모르는 내용이면 거창하게 답변하거나 질문 취지에 맞지 않는 대답을 억지로 끼워 맞춰서 답변하기 보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일관성 있게 답변하는 게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금융공기관 인사 담당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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