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4일 펴낸 ‘2018년 9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소비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경기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을 고수한 것이다. 정부는 특히 “세계 경제 개선 등으로 석유제품, 반도체, 철강 등의 수출이 증가하며 역대 8월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가 회복세라는 정부 판단은 투자 심리 위축 등 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와는 괴리가 있다. 정부 스스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3%에서 2.9%로 내려 잡았고,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 발간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경기가 빠르게 하락할 위험은 크지 않다”면서도 ‘경기개선 추세’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경기 하락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고용지표도 외환위기 수준으로 악화일로다.
정부는 9월 고용 상황과 관련해서는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전년 동월 대비) 고용 쪽은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취업자 수가 직전 월보다 11만7,000명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이 3,000명을 기록했던 8월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13일 “9월은 통계상 10만명을 까먹고 들어가기 때문에 좋지 않은 숫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자리 증가폭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세계 경제 개선과 수출 호조는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됐다는 점은 인정했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신흥국 불안
△미·중 무역갈등 △미국 추가 금리 인상, △국제유가 상승 등을 꼽았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하방리스크 확대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현재 지표는 어느 정도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의 전망에 있어서는 하방리스크 요인들이 상당히 크다는데 정부도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