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상기 "집단소송, 증권 외 분야로 확대"

담합·개인정보 등...기업 우려 커져




BMW 차량 화재 사건과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집단적 피해 구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법무부가 집단소송제를 증권 외 다른 분야로도 확대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

박상기(사진) 법무부 장관은 17일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집단소송제 확대 도입을 위한 현장 정책간담회’를 열고 “집단적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큰 분야에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고 소송 허가 요건과 집단소송 절차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확대할 분야로는 제조물 책임, 담합,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부당표시 광고행위, 금융소비자 보호, 개인정보 보호, 금융투자상품, 위해식품 등을 꼽았다.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한 사람이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면 동일한 사안으로 피해를 본 다른 사람들도 판결에 따라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전면 시행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증권 분야로 소송 대상이 국한돼 있다. 과거 국내에서도 집단소송 관련 법안이 여러 건 발의됐으나 진전이 없어 자동 폐기됐다. 현재 20대 국회에는 3건의 집단소송법안이 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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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BMW 화재 문제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측,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연대 등 시민단체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집단소송제뿐 아니라 징벌적손해배상, 입증책임 전환 강화 등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 장관은 “소비자와 기업은 서로 상생하는 관계가 돼야 하기에 어느 한쪽이 강하면 다른 쪽은 제도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며 “조만간 집단소송제의 구체적 확대 도입 방안을 마련하고 정기국회에서 법안 심사를 적극 지원해 조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정부의 집단소송제 확대 방침에 대해 기업 측에서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필요성이 있는 바람직한 제도지만 남용될 소지도 많다”며 “도입한다면 큰 틀을 마련할 뿐 아니라 세부적인 조항까지도 꼼꼼하게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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