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해외주식 투자가 본격화한 것은 지난 2014년 ‘후강퉁(홍콩 및 해외 투자자가 중국 상하이 주식을 매매하는 제도)’ 시행 이후 이듬해인 2015년부터다. 4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해외주식 ‘직구’ 규모는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올해 거래 규모(약 26조원)만 해도 이미 지난해 수준(25조5,000억원)을 넘겼다.
“해외주식 투자가 확산하면서 점점 자기 나름의 ‘스토리’를 투영하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12일 전국 지점에서 동시에 해외주식 세미나를 진행한 삼성증권의 오현석(사진) 투자전략센터장은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최근 만나본 개인투자자들의 특징을 전했다. 전국 동시 세미나에 해외주식을 주제로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오 센터장도 직접 서울 삼성타운점 세미나에서 연사로 나섰다.
오 센터장은 “‘고성장 신흥국이 최고’라는 투자자가 있는가 하면 ‘그래도 미국 주식이 좋다’고 고집하는 부류가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종목을 고를 때는 과거 한국 산업의 발전 역사를 복기해 투자 전략으로 삼는 투자자도 있다. 신흥국이 우리나라의 발전 과정을 밟으리라는 나름의 전망을 한 것이다.
오 센터장은 “미국 주식만 찾는 투자자는 이야기를 나눠 보니 달러에 대한 향수가 밑바탕에 있었다”며 “또 명품가방을 사는 대신 명품가방 제조사의 주식을 사면 나중에 백(bag) 2개로 돌아온다며 투자에 나선 20~30대 직장인 투자자도 만나봤다”고 말했다.
개성도 좋지만 ‘몰빵 금지’라는 투자의 제1 원칙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오 센터장은 강조한다. 그는 “분산투자는 환율 차이가 불가피한 해외 거래에서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2~3개 국가를 섞어야 통화 다변화 효과가 생겨 환헤지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직접 투자에 자신이 없다면 최근 인기가 높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도 좋다.
한편 삼성증권은 이번 세미나 참석고객 1,800명 중 5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해외주식 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향후 가장 유망한 투자 지역으로는 미국(40%) 다음으로 아시아 신흥국(28%)을 꼽았다. 최근 신흥국의 위기에도 장래 전망성을 밝게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