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재규어랜드로버(JLR)가 오는 12월까지 영국 내 일부 공장의 근무시간을 기존 주당 5일에서 3일로 한시적으로 단축할 계획이라고 CNN머니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JLR은 근무시간이 줄어도 근로자들에게 기존과 같은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방침은 영국 미들랜드주 버밍엄 근처에 위치한 JLR의 캐슬 브롬위치 공장 근로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캐슬 브롬위치 공장은 2,000명 이하의 근로자가 일하는 소규모 공장으로 인기가 떨어진 세단형 차량을 주로 만든다.
JLR 대변인은 이날 “근무시간 축소는 대량해고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오는 크리스마스 때까지 이 같은 방침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JLR이 한시적으로 근무시간을 줄여 차량생산 감축에 나선 것은 불확실성이 커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에 대한 공포와 디젤차 판매 급감으로 영국 자동차 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JLR 대변인은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 중 하나가 브렉시트”라며 “자동차 산업에 부는 역풍을 고려해 생산일정을 일시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1일 랠프 스페스 JLR 최고경영자(CEO)는 적절한 브렉시트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수만개의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JLR은 ‘하드 브렉시트’로 관세동맹에서 제외될 경우 연간 16억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CNN머니는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분리되는 데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자들은 값비싼 제품 구매를 보류하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 공급망에 대한 혼란과 실직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와 영국 정부의 강력한 환경정책 등으로 영국 내 디젤차량 판매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 자동차제조사 및 트레이더협회(SMMT)에 따르면 디젤차 판매 비중이 절반 이상이었던 영국에서 지난해 디젤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