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또 터진 '거미줄' 지하배관...대책 없는 울산석화단지

1,653㎞ 대부분 고압가스·화학물

市, 공동배관망 설치 등 진행 불구

"정부 사업실현 의지 있는지 의문"

지난 14일 울산 남구 지하 스팀배관 폭발 사고 현장에서 절단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지난 14일 울산 남구 지하 스팀배관 폭발 사고 현장에서 절단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최근 울산 석유화학공단에서 발생한 지하배관 폭발 사고와 관련해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남구 선암동 명동삼거리 주변 도로 아래 매설된 지름 70㎝짜리 스팀 배관이 폭발하며 다량의 스팀이 40여분 동안 분출됐다. 이 사고로 도로에 있던 덤프트럭 1대가 파손되고 가로 10m, 세로 3m 도로가 3m가량 패이거나 내려앉았다. 다행히 사고가 자정 가까운 시간에 발생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이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 감식에 들어갔으나 석유화학공단의 지하배관 폭발 사고는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2년 전에는 온산공단의 지하배관이 파손돼 질소가스 6만㎥가 누출되기도 했다. 그동안 지하배관 사고는 주로 터파기 굴착공사에서 발생하는 인재 사고가 잦았지만 이번처럼 원인 불명의 사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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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여개 화학업체가 밀집한 울산석유화학공단과 온산국가산단 지하에는 1,653㎞에 이르는 각종 배관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화학관 722㎞, 가스관 565㎞, 송유관 155㎞, 스팀관 58㎞, 상하수도와 전기·통신 등 기타 배관이 152㎞다. 이 중 70%가량이 매설한 지 15년이 지났으며 30년 이상 된 노후관도 74㎞에 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울산시는 통합안전관리센터 구축과 공동 배관망 설치(통합 파이프랙 구축 사업) 등 두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하배관 관리시스템을 첨단화하고 관리하는 통합안전관리센터 구축은 이번 추경을 통해 기본 및 실시설계비 6억원이 반영될 전망이다. 하지만 거미줄처럼 얽힌 지하배관을 지상에 통합해 설치하는 통합 파이프랙 구축 사업은 정치권과 연구기관 등에서 오래전부터 요구하고 있지만 올해도 반영되지 못했다.

이동구 울산 석유화학산업 발전로드맵(RUPI) 사업단장은 “10여년간 통합 파이프랙 구축 사업과 통합관리센터 설립 사업의 중요성 및 당위성을 건의하고 있고 새 정부 공약에도 명시됐으나 정부나 지자체의 대응을 보면 과연 실현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민의 생명과 바로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더는 미루지 말고 최우선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울산=장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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