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로터리]혁신의 원동력, 소통

김판석 인사혁신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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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의 발전 과정에 큰 영향을 끼친 기업인을 꼽으라면 여러 사람이 있겠지만 필자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였던 고(故) 스티브 잡스를 꼽고 싶다. 아이팟과 아이폰·아이패드를 만들어내며 애플을 혁신시킨 그의 기업가정신은 많은 이에게 회자되고 있다. 열정적인 업무 몰입 탓인지 56세로 마감한 그의 생애는 자서전과 영화로도 만들어져 세계인들에게 전해질 예정이다. 잡스의 놀라운 혁신은 그의 유별나고 괴팍스러운 고집의 결과라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이는 그 개인적인 단면만 본 것일 뿐이다. 사실은 애플이라는 조직의 문화를 창의적으로 활성화시킨 그의 리더십이 핵심이고 특히 창의력을 발현시키는 소통문화가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잡스는 사무실을 개조하면서 화장실을 중심부에 배치하도록 고집했다. 직원들이 화장실 가는 길에라도 만나서 소통하도록 공간을 배치하면 부서와 사무실을 뛰어넘어 직원 전체가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잡스의 이러한 소통철학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자 세계 최고의 사무실로 꼽히는 ‘애플파크(캘리포니아 쿠퍼티노시 소재)’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잡스는 애플파크를 구상하며 세계적 건축가인 노먼 포스터에게 네 가지를 주문했다. ‘협업’이 가능하고 직원이 잘 이동하도록 ‘유동성’을 갖게 하며 직원의 상상력을 끌어내는 ‘열린 공간’이 돼야 하고 실내에 근무하지만 ‘자연 속에 근무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도록 친자연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거대한 도넛 모양의 우주선이 숲을 껴안은 원형체로 만들어진 애플파크는 이러한 잡스의 소통철학을 잘 구현하고 있다.



또한 애플에 버금가는 구글의 소통문화는 공사기관 조직문화의 롤모델이 돼왔다. 구글에서는 매주 목요일 오후마다 전 직원 미팅을 하며 미국의 대중문화인 TGIF(Thank God It’s Friday!)를 즐기도록 하는데 이는 구글 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미국 문화를 창업 시절부터 적용하며 시작한 TGIF 미팅은 지금도 수만명의 직원(때에 따라 부모도 참여)이 함께 온·오프라인으로 모여 경영진에게 다양한 질문을 하고 회사의 운영상황을 공유한다고 한다. 따라서 애플과 구글의 끊임없는 혁신과 성장의 비결은 바로 ‘소통’인 셈이다.

우리의 유구한 역사 속에도 감동적인 사례가 있다. 소통의 리더십으로 유명한 세종대왕을 비롯해 혁신 중흥기로 일컬어지는 영·정조 시대에도 소통의 문화는 활발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영조는 재위 52년간 3,458회(연평균 66회)의 경연을 열어 국정에 관해 가장 활발한 소통을 했고 정조는 재위 24년 동안 66차례(연평균 2.75회) 능행을 했는데 능행은 임금 행차 외에 백성의 생활상을 살피며 그들의 억울한 사연을 해결해주는 국민 소통에 큰 의의가 있었다.

현대사회는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이 기본이다. 인사혁신처도 그런 맥락에서 대국민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인사혁신처의 주요 정책과 현안을 온·오프라인 채널로 소통하는 ‘대국민소통 국민응원단’ 사람나래 정책기자단이 4기 활동을 시작했다.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소통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소통을 활성화하고 있다. 국민과 함께하고자 하는 이 같은 정부의 노력이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과 가상공간 등 보다 다양한 방법과 채널로 국민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문화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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