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금융주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금리 인상의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은행주를 중심으로 올랐다.
20일 하나금융지주(086790)와 한국금융지주(071050)는 각각 3.1%, 2.91%씩 올랐다. 신한지주(055550)(2.37%), KB금융(105560)(2.18%)도 상승 마감했다. 우리은행(000030)과 광주은행(192530) 등도 1%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7bp(1bp=0.01%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3.08%까지 오르며 지난 5월 이후 최고치 수준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BoA(2.62%), 골드만삭스(2.92%), JP모건(2.9%) 등 미국 주요 금융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의 국채금리가 오르면 국내 채권의 금리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이는 금융주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예대마진은 확대되고 역마진이 축소돼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그동안 은행주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늦춰지면서 연초 대비 부진한 주가를 기록해왔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3.9bp(1bp=0.01%포인트) 상승한 2.035%에 장을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16일 이후 한 달여 만에 2%를 넘었다. 이날 5년물은 2.233%에 장을 마감했으며 10년물 역시 지난달 22일 이후 처음으로 2.4%대로 장을 마쳤다.
증권주·보험주도 그동안 부진을 면하지 못했지만 슬슬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증권주는 6월부터 무역분쟁 탓에 증시가 침체하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 우려로 가장 먼저 증권주가 조정을 받았고 개인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상반기에 13조원이 넘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9조원까지, 신용융자 잔액도 12조원에서 11조원으로 하락했다”며 “하지만 하락세가 끝나가면서 투자심리도 바닥을 지나고 있어 서서히 관심을 가질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주는 느린 경기 회복세와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 등이 장애물로 꼽힌다. 다만 배당과 보험료 인상 등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지적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보험사들이 배당성향을 높이면서 배당주로서도 매력이 커졌다”며 “손해보험사는 보험 갱신과 정비수가 인상에 따른 보험료 인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