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이동으로 서울 도심 주택이 비는 추석 연휴기간에 빈집털이범이 늘고 있다.
최첨단 보안시스템을 적용한 서울 강남 지역에서도 절도범들은 폐쇄회로(CC)TV의 사각지대를 찾아낸다. 경찰은 연휴 기간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귀중품은 직접 갖고 귀성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압구정동 아파트에 사는 A(50)씨는 이달 초 아파트 주차장에서 승용차 트렁크를 열었다가 골프백이 통째로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됐다. 골프백에는 골프채 16개와 명품 선글라스, 우비, 골프공 등이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골프백까지 포함해 약 500만원 상당의 물건이다.
이에 서울 강남경찰서는 올해 8월 중순부터 9월 초 사이에 압구정동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골프백을 훔친 혐의로 B씨를 구속해 지난 12일 검찰에 송치했다.
B씨는 압구정동 아파트 3곳의 주차장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세 아파트는 모두 1970년대 후반∼1980년대 후반에 지어져 현재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는 곳이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매물이 10억∼20억원 수준을 호가하는 고가 아파트 단지들이지만, 오랫동안 재건축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방범의 취약한 편이다.
B씨는 이 같은 점을 노려 트렁크가 제대로 잠겨있지 않은 승용차를 타겟을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7월 강남 일대 고급 아파트·빌라에서 일주일 만에 1억 3천만원 상당 금품을 훔친 정모(38)씨를 구속했다.
정씨는 한 층에 넓은 평수의 집 몇 채만 있는 식의 고급 주택의 경우 건물 입구와 엘리베이터까지만 CCTV가 있고 현관문들 앞에는 CCTV가 없는 점을 노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주민인 척하려고 얼굴도 가리지 않은 채 운동복 차림에 배드민턴 라켓만 들고 고급 아파트를 드나들었는데, 배드민턴 라켓 안에 노루발못뽑이(빠루)를 숨겨 현관문을 여는 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