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아파트의 인테리어 마감재가 고급화, 다양화하면서 원목 가구 중심의 전통적인 아파트 인테리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고급 아파트의 전유물이었던 천연 대리석 느낌의 주방가구 상판이 일반 아파트에도 확대 적용되는가 하면 대세가 된 메탈 느낌의 가전제품과 잘 어울리는 메탈 소재 디자인을 일반 가구에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파트 현관의 중문도 목재에서 알루미눔 소재로 바뀌는 추세다.
25일 건축자재업계에 따르면 기존 고급 주택의 주방가구 상판에 주로 사용되던 프리미엄 인조대리석인 ‘엔지니어드 스톤’이 일반 아파트의 주방가구에도 적용되고 있다. 적용 공간 범위도 주방 가구 상판뿐만 아니라 거실 아트월, 일단 벽채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엔지니어드 스톤은 천연 석영계 재료를 90% 이상 함유해 천연 대리석과 거의 흡사하다. 아크릴계 인조대리석 대비 가격이 두 배 이상 높은 프리미엄 제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5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아파트 주방에 엔지니어드 스톤이 적용되는 비율은 5% 안팎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엔 이 비율이 50% 가까이 올라왔다.
엔지니어드 스톤을 생산하는 LG하우시스(108670)는 올 상반기 이 분야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천연 대리석 같은 자연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최대한 살린 엔지니어드 스톤의 디자인이 고급 인테리어 시장에 눈뜬 국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분석된다. LG하우시스는 세계 최대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뮤지카’ 컬렉션을 한국 시장에도 투입해 고급 주방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구 디자인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기존의 붙박이장·서랍장 등은 나무 무늬 또는 민무늬 스타일이 선호도가 높았지만 최근엔 금속·대리석·콘크리트 디자인의 거친 느낌의 표면 마감재를 적용한 가구류가 아파트 인테리어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가전 회사들이 고가 프리미엄 냉장고 등에 표면을 금속 느낌이 나는 메탈 소재를 적용하면서 주방 가구에도 통일성 있게 금속 디자인의 표면재를 적용한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메탈 느낌의 LG하우시스 ‘PET 데코필름’은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주방가구 표면에 다수 적용돼 고가 주방 가전과 일체감 있는 디자인을 연출하면서 건설회사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파트 현관에 들어가면 의례적으로 있었던 목재 소재의 중문도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 소재의 업그레이드 된 제품으로 바뀌고 있다. 목재 중문은 디자인 특성상 따뜻한 느낌의 자연스러운 인테리어 구현에 적격이다. 하지만 시공 후 시간이 지나면 습기로 인한 형태 변형으로 개폐가 힘들어지는 게 단점이다.
최근 업체들이 선보이고 있는 중문은 내구성 뿐만 아니라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구현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기도 효과적으로 차단해 여름과 겨울철 냉난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주방과 거실, 방과 방 사이 등 공간을 구분 짓는 용도로도 활용된다.
이 때문에 신규 입주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는 신소재 중문이 소비자들의 옵션 선택 리스트에 빠져서는 안 될 핵심 품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LG하우시스·한화L&C·이건창호 등 창호 관련 기업들은 새롭게 떠오른 중문 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기능과 우수한 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창호 사업을 통해 쌓은 다양한 노하우를 접목한 알루미늄 소재의 ‘인테리어 슬림 중문’과 ‘클래식 3연동 중문’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한화L&C도 최근 플라스틱 소재의 중문을 신규 출시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 인테리어의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제품 디자인과 소재 등에서 다양한 변화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제품 자체의 우수한 품질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갖춘 제품들이 앞으로 많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