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잡은 지 6개월 만에 70대 타수를 기록했다는 ‘신동’ 골퍼도 종종 있다지만 입문 이후 ‘영원한 신동’에 머무는 경우도 있다. 많은 골퍼들은 왜 몇 년을 쳐도 기량이 전혀 늘지 않는 것일까.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닷컴이 ‘골프 실력이 늘지 않는 11가지 이유’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가을 골프시즌을 맞아 자신의 골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골프가 향상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연습’이었다.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 1만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1만시간의 법칙’이 있다. 한 달에 몇 십 분 해서는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기 어렵다. 만일 연습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도 타수가 줄지 않는다면 ‘비생산적인’ 연습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목표를 가지고 연습하는 게 좋다. 미국 100대 교습가인 존 태터솔은 “연습장에 갈 때는 예컨대 ‘자세’와 같이 한 번에 한 가지씩 향상시키겠다는 생각을 하라. 그리고 30분 동안 그 한 가지가 스윙에 적용됐다면 연습장을 떠나라”고 조언한다.
그다음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골프닷컴은 당신이 몇 달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행운의 샷이 자신의 진짜 능력이라고 믿고 싶어한다고 꼬집었다. 자신의 짧은 샷 거리를 인정하지 않고 너무 거리 늘리려는 일에만 매달리는 것도 문제다. 애석하게도 비거리를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스윙스피드를 더 빠르게 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다.
스스로 너무 다그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150야드 거리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프로들의 홀 근접 거리는 평균 6.9m 정도지만 많은 골퍼들은 깃대를 맞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지 못할 때마다 자신을 질책한다. 또 대다수는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지 않는다. ‘퍼터는 A급, 드라이버는 B급’ 정도라고 스스로 평가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내 통계를 확실히 알고 있지 않으면 최적의 연습도 불가능하다.
골퍼들이 빠지기 쉬운 또 다른 함정은 ‘비법’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방송과 전문지·유튜브 등 레슨의 홍수 속에는 내 문제를 해결해줄 마법 같은 비결이 반드시 있을 거라고 믿기 쉽다. 하지만 만일 운 좋게 어떤 위대한 레슨을 만나더라도 그것을 몸에 익히려면 충분한 훈련이 필요한 법이다. 이와 함께 ‘단어’보다는 ‘감각’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도움이 된다. 태터솔은 “단어는 실행을 완전히 번역하지 못한다”면서 “그보다는 실제로 느껴지는 감각과 이미지에 집중하면 마음과 스윙이 해방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장비에서도 문제를 찾을 수 있다. 우선 볼을 포함한 골프용품이 자신에게 적합한지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감당하기 힘든 롱 아이언 대신 웨지나 하이브리드 클럽을 한두 개 추가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