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의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모습. /서울경제DB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법인세 부담 비중이 전년 대비 4%포인트 남짓 늘어난 반면 미국 애플과 포드자동차는 10%포인트 줄었다. 그 결과 우리 기업의 법인세 부담 비중이 미국 기업의 최대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
27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분야별 한·미 대표 기업의 법인세 부담 비중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28%와 애플 14%, 현대차 24.9%와 포드 13.9%, 포스코 31%와 뉴코(Nucor) 23.5% 등으로 조사됐다.
법인세 부담 비중은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과 견준 법인세 비용의 비율을 뜻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법인세 부담 비중은 작년 상반기 23.8%에서 올해 상반기 28.0%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24.0%에서 14.0%로 내렸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현대차는 20.6%에서 24.9%로 오른 데 비해 포드는 24.9%에서 13.9%로 감소했다. 철강도 마찬가지였다. 포스코의 법인세 부담 비중이 28.2%에서 31.0% 올랐지만 뉴코는 31.0%에서 23.5%로 줄었다.
문제는 법인세 부담 증가율이 영업이익 증가율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다. 금융사와 합병·분할기업, 적자 기업을 제외한 상장사 450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기업의 영업이익은 27.7% 늘어났지만, 법인세 부담 증가율은 49.3%에 달했다. 영업이익이 총 13조 3,000억원 늘어나는 동안 법인세 부담이 5조 3,000억원 증가해 영업이익 증가분의 39.8%가 법인세 부담으로 귀결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2,000억원 늘어나는 동안 법인세 비용은 8,000억원 늘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 세계적인 법인세율 인하 경쟁에 합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