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정부가 총기면허를 신청할 때 인종 등 개인정보를 반드시 등록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 법무부는 총기면허 신청시 인종, 출신 민족, 종교, 정치 성향에 관한 정보를 반드시 등록하고 당국은 이를 수집·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다음달 하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존의 총기 관련법을 손질한 이 법안은 원래 유럽연합(EU)의 총기류 규제강화 기준과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
EU집행위원회는 2015년 11월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프랑스 파리 테러로 130명이 숨지자 총기류 지침의 개정을 제안했다. 유럽 내 총기류 추적 시스템을 개선하고, 회원국 간 총기 정보교환을 용이하게 만들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네덜란드 법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사생활을 건드리는 조항이 들어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의회의 상당수 의원들은 이 법안이 사생활을 침해한다며 비난했다.
진보 성향의 민주66당(D66) 소속 모디카 더부르 의원은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해선 안 된다”며 “EU 지침의 최소 기준에 따르면 이는 불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더부르 의원은 이어 “우리가 인종차별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면서 관련 조항을 법안에서 삭제하라고 촉구했다.
기독교민주당(CDA) 소속 크리스 판 댐 의원도 “법안에 이런 조항이 들어가는 것이 정당화될만한 상황을 상상하지 못하겠다”고 언급했다. 반면, 정부 장관들은 법안을 제안하며 “무기소유에 따른 위험요소가 워낙 다양하다”면서 특정 인물이 총기를 소유해도 안전한지 가늠하기 위해선 경찰에게 다양한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