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겁지겁 도착해서 치지만 않았더라면….’
주말 골퍼라면 18홀 라운드를 마친 뒤 이런 후회 한 번 쯤 다들 해봤을 것이다. 티오프 시간에 겨우 도착해 부랴부랴 시작한 라운드에서 만족스러운 스코어를 얻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투어 프로의 세계에서 허겁지겁 라운드는 ‘해외토픽’ 감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라운드 직전 최소 30분은 연습 시간을 가진다. 티오프 시간보다 1시간 이상 더 일찍 나와 연습 그린을 달구는 선수들도 많다.
라운드 전 연습은 필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연습만 한다고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중요한 것은 ’어떻게’다. ‘라운드 전 프로처럼 연습하는 법’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에게 들어봤다. 오지현(22·KB금융그룹·사진)은 ‘눈 감고 쇼트 퍼트’를 추천했다. 라운드 직전 10분 동안 눈을 감고 1~2m 퍼트를 반복해 연습하는 것이다. 오지현은 “그렇게 몸에 입력한 퍼트 템포를 그대로 경기에 적용하면 된다”고 했다. 김민선(23·문영그룹)은 드라이버 빈 스윙 연습 때 겨드랑이와 왼 발가락에 집중한다고 한다. 정타와 장타는 팔과 몸통의 일체감에서 온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딱 겨드랑이만 옆구리에서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반복해서 빈 스윙해보면 감이 올 것”이라고 했다. “스윙 반경이 작아지기 때문에 콤팩트한 동작으로도 장타를 때릴 수 있다”는 설명. 김민선은 체중 이동이 잘 안 되는 골퍼의 경우 왼 발가락 쪽을 지그시 밟아준다는 느낌으로 다운스윙하면 좋다고 했다. 이 동작이 몸에 익으면 묵직한 느낌으로 쭉 뻗어 나가는 타구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승현(27·NH투자증권)은 “70~80%의 힘으로 치는 느낌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너무 힘을 줘서 100%로 다 친다고 생각하면 정확도가 떨어지기 쉽다는 설명. 라운드 전 빈 스윙할 때 다른 것보다 일정한 스피드와 힘을 점검하는 게 좋다. 이승현은 평소 연습장에서의 드라이버 샷 연습법도 귀띔했다. “볼 앞 30㎝ 앞에 다른 볼 하나를 더 놓고 그 방향으로 치는 연습을 해보세요. 출발 방향을 잘 알고 치는 게 정확도 높은 드라이버 샷을 위한 지름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