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윤기언 퍼시스 부사장 “가구가 아닌 '차별화된 사무환경'을 팝니다”

[사진=차병선 기자] 윤기언 퍼시스 부사장이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있는 퍼시스 본사 1층 로비 ‘생각의 정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차병선 기자] 윤기언 퍼시스 부사장이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있는 퍼시스 본사 1층 로비 ‘생각의 정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사무용 가구 브랜드를 지향해 온 퍼시스가 ‘사무환경 전문’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축적된 노하우로 대한민국 스마트 오피스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퍼시스의 윤기언 부사장을 만나 퍼시스만의 차별화된 노력과 전략을 들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퍼시스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기자는 지난 9월 중순 서울 송파구 오금동 퍼시스 통합연구소 ‘스튜디오원’에서 만난 윤기언 부사장에게 대뜸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 십 중 팔구 현재 기자가 앉아있는 이 곳, ‘스튜디오원’이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답변이 나올 것이라 내심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자의 예상은 한참 빗나갔다. 윤기언 부사장에게서 나온 답은 의외로 ‘생각의 정원’이었다. ‘생각의 정원’은 스튜디오원 건물 앞 퍼시스 본사 사옥 1층에 마련돼 있는 로비였다. 퍼시스의 브랜딩 전략을 도와온 광고기획사 TBWA코리아의 박웅현 대표가 로비의 구성과 인테리어를 본 후 직접 그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윤 부사장은 왜 퍼시스 경쟁력의 원천으로 연구소가 아닌 로비를 언급한 것일까? 좀 더 자세한 이유를 물어봤다. “오래 전부터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관심 때문입니다.

회사를 방문한 고객들이 가장 먼저 발을 내딛는 곳은 바로 사옥 로비입니다. 로비에서 방문증을 받고 미팅 상대를 기다리거나 실제 미팅을 하기도 하죠. 하지만 그동안 많은 회사들은 로비 디자인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공간으로 여겼을 뿐이죠. 하지만 로비는 곧 그 회사의 첫인상입니다. 저는 바로 그점에 주목했어요. 로비를 잘 꾸미는 것이 고객에게도, 나아가 저희 직원들에게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로비를 꾸미는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습니다.”

[사진=차병선 기자][사진=차병선 기자]


◆생각의 정원에서 본질을 찾다

실제로 기자가 눈으로 확인한 ‘생각의 정원’은 그동안 방문해 본 회사 사옥 로비와 확연히 달랐다. 카페공간과 함께 눈길을 끈 것은 간략한 티미팅과 회의, 혹은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휴게공간이었다. 딱딱하고 정적인 디자인으로 채워진 여타 사옥 로비와 달리, 이곳은 알록달록한 색감의 소파와 테이블이 구비돼 색다른 느낌을 연출하고 있었다.

기자가 방문한 이 날도 오후 늦은 시간이었지만 몇몇 직원들과 고객사 관계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간략한 티 미팅과 회의를 갖고 있었다. 윤 부사장은 퍼시스에선 ‘생각의 정원’이 로비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퍼시스가 추구하는 ‘사무환경 변화’, 나아가 ‘기업 문화 변화’ 전략의 시발점이 바로 생각의 정원이라는 것이었다.

윤기언 부사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기업 문화를 변화시키는 오피스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그걸 몇 가지 정형화된 틀에 맞춰 답을 내리기란 결코 쉽지 않죠. 하지만 그럼에도 저희는 보편적인 답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그 해답을 구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봤어요. 그 중 첫 번째가 생각의 정원이었죠. 직원들이 노트북을 들고 사무실을 벗어나 로비에서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적어도 업무 공간이란 부분에선 완전히 자율성을 부여한 거였죠. 과거에는 사무실을 벗어나 직원들끼리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면 ‘일은 안 하고 놀기만 한다’는 말을 듣곤 했습니다. 실제로는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도 말이죠. 그런데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맞춰 업무 스타일도 변해야 합니다. ‘생각의 정원’이 가진 뜻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업무를 보면서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생각의 꽃’을 많이 키우라는 뜻으로 ‘생각의 정원’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생각의 정원에서 꽃피운 다양한 아이디어는 실제로 지난 10년간 퍼시스의 성장 동력으로 이어졌다. 특히 퍼시스가 단순한 ‘사무용 가구 기업’의 굴레에서 벗어나 ‘사무환경 브랜드’로 진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 1983년 창업한 퍼시스는 국내 사무용 가구 시장 1위 자리를 꾸준히 유지해왔다. 꾸준한 성장을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윤기언 부사장은 그 과정을 오롯이 지켜본 퍼시스 역사의 ‘산 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7년 퍼시스 공채로 입사한 이후 기획, 영업, 해외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나갔다. 사무실에만 앉아있었던 건 아니었다. 2009년부터 약 3년 간은 퍼시스 공장장으로 근무하며 현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변화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윤 부사장은 말한다. “그 동안 사무용 가구에 대한 수요는 눈에 띄게 증가해왔습니다. 특히 대기업들 간 ‘사옥 규모 경쟁’이 붙었던 1990년대 초반, 그리고 IT 버블로 많은 오피스가 생겨난 2000년대 초반에 사무용 가구 시장이 급성장했죠. 저희 역시 그 시기를 활용해 규모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사무용 가구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창업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난 게 주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죠. 하지만 본질적으론 성장의 방향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적어도 사무용 가구 시장에선 더 이상 ‘가구’를 팔아서 돈을 버는 전략이 통하지 않습니다. ‘공간’을 팔고 ‘환경’을 팔아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사진=퍼시스] 퍼시스가 개최한 사무환경 세미나 현장.[사진=퍼시스] 퍼시스가 개최한 사무환경 세미나 현장.


◆가구가 아닌 ‘환경’을 파는 기업

실제로 퍼시스는 ‘사무용 가구 전문 브랜드’가 아닌 ‘사무환경 전문 기업’으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물론 지금도 꾸준히 사무용 가구를 생산하고 납품하고 있다. 달라진 건 거기에 더해 최적의 사무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컨설팅’까지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 같은 변신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진행돼왔다. 퍼시스는 1990년대 말 국내 최초로 ‘사무환경 연구팀’을 발족해 ‘오피스 공간의 혁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 간 탓일까. 퍼시스의 노력이 실제 공간에 구현되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능력이나 성과가 부족해선 아니었다. 국내 많은 기업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무환경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했다. 사무용 가구는 일종의 ‘비품’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았다. 대다수 기업에선 사무용 가구의 평균 수명을 대개 6~7년으로 설정하지만, 수명이 다했다고 단박에 교체를 하지는 않았다. 부서지지 않는 한, 10년 이상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게다가 많은 기업들은 사무환경 변화의 방점을 ‘교체’에 찍고 있었다. 일종의 ‘리프레시(Refresh)’ 차원에서 오래된 가구를 새 것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그 이상의 변화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사무환경 개선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IT 기술의 발달과 함께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스마트 워킹’이 그 시발점이었다. 그리고 ‘스마트 워킹’은 곧 ‘스마트 오피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윤기언 부사장은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스마트 워킹과 스마트 오피스는 다른 개념입니다. 스마트 워킹은 말 그대로 ‘스마트한 업무’에 방점을 찍고 있죠. 대부분 스마트폰, 태블릿PC를 활용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하는 걸 스마트 워킹의 핵심으로 간주합니다. 스마트 오피스는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갑니다. 업무의 시공간 제약을 없애는 것 외에도 직원의 업무 스타일에 맞게 사무환경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사실 내근 직원의 경우에는 스마트 워킹 시스템을 활용할 일이 많지 않거든요. 그들에게 사무실에서도 업무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스마트오피스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입니다.”

이 지점에서 보다 본질적인 접근을 한번 해보자. 과연 스마트오피스 구축이 실제로 기업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이는 최근 퍼시스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월 퍼시스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발표된 ‘사무환경과 조직유효성의 관계에 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기업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매개변수 가운데 사무환경도 한가지 요인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은 스마트 오피스 구축이 특히 ‘소통’, ‘창의성’, ‘조직지원 인식’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기업의 혁신 창출을 돕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중 한 가지 눈에 띄는 요소가 ‘조직지원 인식’이다. 소통과 창의성은 누구나 예상할 만한 부분이지만, ‘조직지원 인식’이란 단어는 꽤 낯설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 용어는 스마트오피스 구축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윤기언 부사장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조직지원 인식은 말 그대로 직원 개개인이 회사라는 ‘조직’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끔 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회사가 나를 위해 많은 지원과 노력을 해주는구나’라는 생각을 갖도록 만든다는 것이죠. 이는 금전적, 물질적 지원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으로 직원들에게 받아들여집니다. 이 같은 생각은 궁극적으로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 증대를 이끄는 무형 요소로 크게 작용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독자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해보자. ‘스마트 오피스’ 구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차별화된 디자인, 혁신적인 사무 가구, 업무 스타일을 고려한 인테리어 같은 다양한 요소가 떠오를 것이다. 물론 그런 것들도 스마트오피스를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이긴 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경영자의 인식’이다. 경영자가 스마트오피스에 큰 관심이 없다면 도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퍼시스도 이 같은 사실에 주목했다. 물론 최근 들어선 많은 CEO들이 스마트오피스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그 관심이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전략의 결과물 중 하나가 지난 2017년 5월 서울 광화문에 문을 연 ‘퍼시스 광화문센터’다. 광화문센터는 영업직 직원이나 본사 직원이 언제든 일할 수 있는 자율형 오피스 공간과 업무 특성에 최적화된 사무 환경을 보여주는 쇼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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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센터는 퍼시스의 ‘스마트 오피스’ 전략에서 매우 큰 상징성을 갖고 있다. 퍼시스의 노하우가 어떻게 실제 사무공간에 구현되는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많은 기업 CEO들이 직접 이 곳을 찾아 사무환경 트렌드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윤 부사장은 몇몇 CEO의 경우 광화문센터를 직접 방문해 스마트 오피스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윤기언 부사장은 “수많은 기업의 회장, 부회장, 사장들이 광화문센터를 찾아 스마트 오피스 도입에 따른 업무환경 변화를 직접 체험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 CEO들이 스마트오피스를 접할 수 있도록 부산, 대구 등 지방에도 광화문센터와 유사한 공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별화된 컨설팅과 연구개발로 경쟁력 강화

퍼시스는 종합 가구 기업 ‘퍼시스 그룹’의 핵심 축이다. 현재 퍼시스 그룹은 사무 가구를 전담하는 퍼시스 외에도 일룸(라이프스타일 가구), 시디즈(의자), 데스커(디자이너 및 스타트업 전문 가구), 슬로우(침대 매트리스), 알로소(소파)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제품을 연구·개발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협력은 퍼시스 그룹 전체의 경쟁력을 동반 상승시키는 힘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사진=퍼시스] 퍼시스 통합연구소 ‘스튜디오원’ 지하 1층에 마련된목업 스튜디오.[사진=퍼시스] 퍼시스 통합연구소 ‘스튜디오원’ 지하 1층에 마련된목업 스튜디오.


6개 브랜드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곳이 바로 ‘스튜디오원(Studio One)’이다. 스튜디오원은 1989년 설립된 퍼시스 가구연구소를 통합·확대해 지난 5월 오픈한 퍼시스그룹의 핵심 공간이다. 현재 스튜디오원에는 퍼시스 뿐만 아니라 시디즈, 일룸 등 주요 브랜드의 연구소가 함께 자리를 잡고 있다.

스튜디오원은 지하 1층, 지상 5층 총 6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에는 목업(mockup·제품 디자인 평가를 위해 실제 크기로 제작하는 모형) 제작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신제품 목업 작업 중이라 아쉽게도 방문할 수는 없었다).

1층은 각각 제품을 연구하고 품평하는 ‘연구소’와 품평실, 2층은 디자인 관련 서적을 보관하는 공간과 회의실로 구성된 ‘디자인 라이브러리’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3층~5층에는 연구원들이 일하는 사무공간이 마련돼 있다. 스튜디오원은 60여 명의 연구 인력이 근무하고 있는 퍼시스 디자인 전략의 핵심 기지다. 이 곳에 방문하면 퍼시스가 추구하는 디자인·사무환경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1층 ‘품평실’에선 막 도착한 신제품의 품평회를 준비하는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윤기언 부사장은 말한다. “이 곳은 퍼시스의 미래를 준비하는 곳입니다. 많은 연구진이 서로 소통하고 연구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이 곳을 통해 출시된 제품들은 모두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IT 지원 기능을 갖춘 회의 시스템 ‘비콘(BeConn)’, 기업 별 맞춤형 공간 구성을 제공하는 스마트오피스 가구 시리즈 ‘인에이블(enAble)’과 ‘인라이트(enLite)’가 대표적이죠. 앞으로도 사람과 공간을 위한 ‘창조적 솔루션’을 만드는 최고의 가구연구소가 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사진=차병선 기자] 윤기언 부사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직원들이 신제품의 품평회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차병선 기자] 윤기언 부사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직원들이 신제품의 품평회를 하고 있는 모습.


앞서 언급했듯 퍼시스는 ‘사무용 가구 기업’을 넘어 ‘사무환경 기업’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퍼시스가 새롭게 만든 조직이 ‘오피스 컨설턴트(OC)’다. 오피스 컨설턴트는 스튜디오원과 함께 퍼시스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튜디오원이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담당한다면, 오피스 컨설턴트는 시장의 최전선에서 고객 컨설팅을 통해 퍼시스의 사무환경 철학을 알리고 있다.

오피스 컨설턴트는 ‘사무환경 전문가’를 지향한다. 3개월의 이론 교육과 2년간의 실무 트레이닝을 통해 사무환경 전문가로서 거듭난다. 교육을 수료한 이들은 ‘1인 사업가’로 활동한다. 현재 퍼시스의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많은 컨설턴트들이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윤기언 부사장은 “현재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퍼시스가 유일하다”며 “현재 100여 명 규모의 오피스 컨설턴트 규모를 올해 말까지 150명 수준으로 늘리고 더욱 체계적인 교육으로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퍼시스의 노력은 다양한 측면에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수치만 봐도 매출 성장세가 뚜렷하다. 2016년 2,316억 원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17년에는 전년 대비 25% 가량 늘어난 2,895억 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는 약 3,5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매출 증가만큼이나 고무적이다. 지난 2012년 퍼시스는 미국 사무가구 회사인 ‘트렌드웨이’와 디자인·기술 이전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퍼시스는 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해외 기업으로부터 디자인·기술 로열티를 받는 기업이 됐다. 그 밖에도 세계적인 건축·디자인 전문그룹 ‘겐슬러(Gensler)’, 컬러리서치 기업 ‘넬리로디(Nelly Rodi)’ 등과는 공동연구 및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퍼시스의 신규 라인업 ‘인에이블’과 ‘인라이트’가 업계 최초로 세계 4대 디자인 어워드(독일 ‘레드닷’, 독일 ‘IF’, 미국 ‘IDEA’, 일본 ‘굿 디자인 어워드’)를 모두 석권해 디자인 경쟁력을 스스로 입증하기도 했다.

퍼시스는 고품질 컨설팅을 기반으로 최적의 사무환경 조성을 지원하는 ‘통합 오피스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론 국내외에 진일보한 사무환경을 제시하고 트렌드를 이끄는 ‘리딩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석이다.

윤기언 부사장은 말한다. “지난 2017년부터 ‘사무환경이 문화를 만듭니다’라는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사무환경이 회사의 비전과 기업 문화를 담아내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를 만드는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죠. 앞으로도 최고의 사무환경을 만드는 기업이 되기 위해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독창적이면서도 우수한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컨설팅 역량도 물론 강화해야겠죠. 앞으로도 퍼시스가 만들어나갈 ‘차별화된 사무환경’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Case Study-퍼시스가 바꾼 사무환경 사례]GS리테일의 ‘스마트오피스 프로젝트’◀

GS리테일은 지난 2016년 퍼시스와 함께 스마트 오피스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업계의 트렌드에 맞게 보다 빠른 업무처리와 원활한 소통을 진행해 창의성을 배가시키겠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타깃은 GS리테일의 지역사무소 중 한 곳인 ‘동북부본부’였다. 당시 동북부본부는 기존의 장안동 사무실에서 삼성역 인근 프리미엄 빌딩인 파르나스 타워로의 이전을 앞두고 있었다. 퍼시스는 이 곳에 GS리테일이 지향하는 스마트 오피스의 핵심 요소와 지역사무소 직원들의 업무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사무환경을 구현했다.

첫 단계는 업무 스타일 분석이었다. GS리테일 동북부본부는 외근이 많은 영업 직군이 전체 직원의 86%를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지원·개발 등 내근 직군은 14%에 불과했다. 영업 직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외부에서 보내는 상황이었다. 이들이 모두 회사로 들어오는 날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 이날은 다양한 규모의 회의가 진행됐다.

[사진=퍼시스] 무빙월이 쳐진 GS리테일 사무실 내부 모습.[사진=퍼시스] 무빙월이 쳐진 GS리테일 사무실 내부 모습.


퍼시스는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트랜스포밍(Transforming)’이라는 콘셉트를 만들었다.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공간의 규모, 활용법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이 콘셉트의 핵심이었다.

우선 공간의 목적을 제한하지 않고 영업 직군을 위한 업무 공간이 다양한 규모의 회의공간으로도 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를 위해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적층으로 보관할 수 있는 1인용 이동식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했다. 또 공간의 구획을 필요에 따라 변경할 수 있도록 움직임이 자유로운 무빙 월(Moving wall)을 배치했다. 무빙월 개폐 여부와 가구 배치 형태에 따라 10인 규모의 회의실에서 최대 200인 이상의 대강당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사진=퍼시스] GS 리테일 사무실 내부 모습.[사진=퍼시스] GS 리테일 사무실 내부 모습.


내근직의 경우에도 업무 유형과 스타일에 따라 책상 크기, 수납장, 파티션 등을 다르게 구성했다. 특히 개인의 자리를 지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선택해 앉을 수 있는 ‘변동좌석제’를 적용해 업무의 공간 자율성을 확보했다.

퍼시스 관계자는 “스마트 오피스 구축 후 상당수 직원들이 ‘회사가 직원을 배려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는 의견을 밝혔다”며 “그만큼 직원들이 스마트 오피스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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