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회사 대표로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8,000억원대 온라인 도박장을 운영해 온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도박사이트 제작자 황모(35)씨와 프로그램 개발자 김모(48)씨, 도박사이트 운영자 김모(49)씨 등 7명을 도박장 개설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아울러 도박사이트 운영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지면 ‘해결사’ 역할을 한 조직폭력배 최모(24)씨와 브로커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사이버머니를 돈으로 환전해주는 과정에서 외환거래 등 방법으로 자금을 세탁한 임모(50)씨 등 4명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 일당은 2016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외국 호텔 카지노에서 바카라·블랙잭 등 영상 판권을 사와 영상을 보며 게임을 할 수 있는 도박사이트 42곳을 개설해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초창기 황씨는 어도비 플래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왔으나, 영상이 자주 끊겨 ‘사기가 아니냐’는 항의가 잇따르자 수소문 끝에 프로그래머 김씨를 섭외했다.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했던 프로그래머 김씨는 황씨의 의뢰를 받고 PC와 모바일에서 카지노 생중계 영상을 보는 동시에 베팅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징가’를 개발했다. 황씨는 프로그래머 김씨와 도박사이트 운영자 김씨 등에게 월급으로 1,000만원을 지급했으며, 특히 프로그래머 김씨는 도박 사이트에 문제가 생겨 손볼 때마다 600만원을 추가로 받아갔다.
이들이 운영하는 도박사이트에 가입한 회원은 1만여명으로, 경찰은 이 중 과거 도박 전과가 있고 베팅 금액이 2,000만원 이상인 91명을 도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베팅한 회원은 치과의사 정모(63)씨로 50억원을 걸기도 했다.
황씨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아버지 소유 건물 한 층에 IT 회사를, 다른 층에는 도박사이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사무실을 차려놨다. 황씨가 대표로 있던 IT 회사 직원 6명은 황씨의 도박 사이트 운영은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문인턴기자 smlee9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