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IMF "中 제외 신흥국서 1,000억弗 빠질수도"

"무역분쟁 격화땐 광범위한 충격"

내년 세계 성장률 하향 가능성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일(현지시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타결에도 무역분쟁이 격화될 위험을 경고하며 “세계 경제전망이 더 어두워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중국 외의 신흥국에서만도 1,000억달러 규모의 자본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며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라가르드 총재가 오는 12일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연차총회를 앞두고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이 더 흐릿해졌다”며 “핵심 이슈는 말싸움이 실질적 무역장벽이라는 새로운 현실로 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을 두 축으로 하는 글로벌 무역전쟁 확산이 기업 생태계에 몰고 오는 변화를 최대 리스크로 지목한 것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단순히 무역뿐 아니라 투자와 생산도 해치고 있다”며 “6개월 전에 수평선 위에 뜬 ‘위기의 구름’을 얘기했지만 이제는 위기의 일부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7월 올해와 내년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각각 3.9%로 전망한 IMF가 9일 수정 전망치 발표에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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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로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에서 최대 1,000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IMF의 새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광범위한 금융위기 확산을 목격하고 있지 않지만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며 “현재의 무역분쟁이 더 격화되면 신흥국 경제에 광범위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올 들어 아르헨티나와 터키 통화가치가 거의 반토막이 났으며 최근 최악의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당한 인도네시아의 루피화는 이날 장중 달러당 1만5,021루피아까지 급락하며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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