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이 내년까지 네 차례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금리 인상기 인기상품인 하이일드펀드와 뱅크론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펀드는 미국 금리와 연동돼 이자율이 오를수록 수익률도 같은 방향으로 올라가는 구조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국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이들 펀드도 지지부진했으나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펀드 수익률도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2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B코넥스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99%다. 1년 수익률은 18.72%로 20%에 육박한다. ‘흥국공모주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도 올 수익률이 5.32%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6.33%인 것을 감안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국내 하이일드펀드는 총 70여종으로 이 중 50종 이상이 연초 이후 플러스 수익률을 거뒀다. 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BBB+ 이하 회사채)에 투자한다.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려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로 채권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통상 금리 상승기에 유망한 상품으로 꼽힌다.
뱅크론펀드 역시 금리 인상기에 효자상품으로 불린다.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자투자신탁’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04%, ‘키움글로벌금리와물가연동증권자투자신탁’은 5.38%에 달한다. 뱅크론펀드는 금융사가 신용등급이 낮은(BBB- 미만) 기업에 발행해준 선순위 담보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수익률은 3개월 만기 리보(런던 은행 간 대출)금리에 연동된다. 리보금리는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마다 따라 오르기 때문에 뱅크론펀드 이자수익도 함께 늘어난다.
이들 펀드는 금리 인상기에 유리한 상품이지만 수익률은 이자수익 외에 환헤지 비용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구조여서 ‘금리 인상=뱅크론펀드 수익’ 등식이 반드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의 올해 수익률은 -8.01%까지 떨어졌다. 프랭클린템플턴이 뱅크론펀드의 편입 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 사실을 밝히면서 자금이탈이 이어졌고 이에 따라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의 합병 절차도 사실상 보류된 상태다.
운용 업계 관계자는 “수익률은 이자수익 외에 환헤지 비용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구조여서 금리 인상기에도 원금을 까먹는 펀드도 있다”면서 “하이일드펀드와 뱅크론펀드를 선택할 때는 환율도 주요 변수여서 최근처럼 달러가치가 상승할 때는 원·달러 환율 변동에 연동되는 ‘환노출’ 상품이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