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사진)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직권해제 카드를 다시 들고 나왔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주택 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 불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정부와 서울시 간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모양새다.
김 장관은 2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정부의 신규 공공택지개발 계획에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반발과 관련해 “지자체가 수용을 안 하면 국토부가 가진 그린벨트의 해제 물량을 독자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활용하되 지자체와의 협의를 긴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말한 ‘국토부가 가진 그린벨트 해제 물량’이란 결국 국토부 직권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국가 계획과 관련된 도시관리계획을 입안할 때는 면적과 관계없이 국토부 장관이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다.
김 장관은 이어 “공공주택 공급택지 조성은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확정된 경우에 발표했다”며 “이미 발표한 3만 5,000가구는 광역자치단체와 이미 협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싸고 양질의 주택을 빠른 시일 내에 대량 공급하기 위해서는 공공택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직권해제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은 국토부가 지난달 수도권에서 3만 5,000가구 규모 신규 택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자 광명시 등 해당 지역의 주민뿐만 아니라 지자체장들까지 나서서 반대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시장도 지난달 바르셀로나에서 “그린벨트를 풀지 않는 범위에서 서울시가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며 그린벨트 해제 불가 입장을 재강조했다.
한편 김 장관은 재건축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조합원 지위 양도와 관련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분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조치를 취하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재건축 시장으로 투기 수요가 몰려서 시장 불안을 더욱더 가속하고 불안전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