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고 더 강력하고 더 화려해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터줏대감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골프팬들을 찾아간다. 초대 챔피언 신지애(30)를 배출한 지난 2007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은 오는 25일부터 나흘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의 핀크스 골프클럽 동·서코스(파72)에서 열린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은 10회째인 지난해 대회 사상 처음으로 코스를 제주로 옮기며 핀크스GC와 인연을 시작했다. 올해는 새로운 10년을 여는 의미로 대회 총상금을 2억원 늘렸다. 이번 대회 총상금은 8억원. 올해 KLPGA 투어 전체 27개 대회 중 총상금 8억원 이상 대회는 메이저 5개를 포함해 단 10개다. 메이저급 상금 규모를 갖춘 만큼 대회 기간도 4라운드로 하루를 늘려 승부의 묘미를 배가시켰다.
규모가 커진데다 영향력도 강력해졌다. 지난해 시즌 종료 전 세 번째 대회였던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은 올해는 시즌 마지막에서 두 번째 대회로 진행된다. 총상금 8억원 이상의 이른바 ‘빅팟(Big Pot)’ 대회는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마지막이다. 상금왕 경쟁을 벌이는 선수들이 “놓칠 수 없는 대회다”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다지는 이유다. 시즌 최종전을 남기고 이 대회에서 상금왕이 조기 확정될 확률이 높다.
3일 현재 상금 1위는 약 7억9,700만원의 오지현(22·KB금융그룹), 2위는 약 7억6,600만원의 최혜진(19·롯데)이다. 약 3,000만원 차이의 초박빙. 3위는 약 7억5,300만원의 이정은(22·대방건설)이다. 5년차인 오지현은 생애 첫 상금왕을 뺏기지 않겠다는 각오이고 거물 신인 최혜진은 이미 유력한 신인왕을 포함해 다관왕에 도전할 태세다. 시즌 3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를 달리는 3년차 이소영(21·롯데)도 “제주행 비행기 티켓은 이미 끊어놓았다”며 ‘핀크스 결전’을 벼르고 있다. 지난해 연장 끝에 생애 첫 우승을 거둔 뒤 눈에 띄는 외모 덕에 더 큰 화제를 모았던 ‘골프아이돌’ 김혜선(21·골든블루)은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김혜선은 앳된 얼굴로 250야드의 장타를 날린다.
코스와 갤러리 경품·이벤트는 더 화려해졌다. 전장을 늘린 핀크스GC는 더 화려하고 도전적인 플레이를 갤러리들과 시청자들에게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코스 전체 길이인 6,489야드도 시즌 전체 대회 평균인 6,200야드를 크게 웃도는 길이였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총 175야드를 더 늘린 6,664야드로 선수들을 맞이한다. 올 시즌 가장 긴 코스였던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6,869야드·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과 큰 차이가 없다. 평균 260야드의 드라이버 샷 1위 김아림(23·SBI저축은행) 등 장타자들의 화끈한 장타 경쟁이 기대되는 이유다.
국내 최초로 세계 100대 코스에 선정된 이력은 코스 상태에 대한 걱정을 잊게 한다. 특히 서코스 9번홀은 최근 골프매거진이 뽑은 한국에서 가장 멋진 파4 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산방산과 마라도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곳인 동시에 페어웨이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진데다 그린 앞 워터해저드와 오른쪽 벙커 등이 위협적인 승부 홀이기도 하다.
핀크스GC 관계자는 “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닥친데다 비가 내리지 않아 코스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앞서 저류지 용량을 늘린 게 주효했고 전 직원이 합심해 이겨낼 수 있었다”며 “선수들이 최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최상의 상태로 대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주최 측은 17번홀과 18번홀 사이에 ‘하이파이브존’도 나흘 내내 운영할 계획이다. 선수들이 경기 중 이동하며 갤러리들과 손뼉을 마주치는 등 마음껏 응원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갤러리 경품도 풍성하고 다양하다. SK매직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안마의자·건조기, 대유위니아 딤채냉장고·전기압력밥솥, 야마하 아이언 세트, 스타덤 드라이버 등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골퍼라면 대회 관전과 더불어 대회 코스와 비슷한 환경에서의 라운드에도 솔깃해질 만하다. 핀크스GC는 동·서코스에서 도로 하나 건너에 있는 북코스를 최근 전면 손질했다. 총 45억원을 들여 최고급 벤트그래스로 페어웨이를 교체했다. 대회 코스인 동·서코스 수준에 근접한 페어웨이와 그린 컨디션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