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 美 유학 중인 고위급 자녀 귀국 종용했나

번지는 무역갈등에 '인질'로 붙잡힐 것 우려

美는 中유학생에 비자발급 중단 검토

제69회 국경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경절 리셉션에 참석한 중국 핵심지도부. /신화=연합뉴스제69회 국경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경절 리셉션에 참석한 중국 핵심지도부. /신화=연합뉴스



미중간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미국에서 유학 중인 고위간부 자녀를 연내 귀국하도록 지시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나왔다.

3일 중화권매체 둬웨이와 홍콩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에 온 중국 유학생들은 거의 모두 간첩”이라고 말했다는 보도 이후 고위간부 자녀의 연내 귀국을 종용하는 내부 문건을 돌렸다. 이 매체는 중국이 유학생을 비장의 무기로서 미국을 응징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미국으로 가는 유학생들을 브라질, 인도, 파키스탄 등지로 돌릴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둬웨이는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미 무역마찰이 단기간 내 해결이 어려워진 만큼 공산당이 미국에 유학 중인 고위급들의 자녀를 연내 귀국시키고 한동안 미국 유학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당중앙은 고위급 자녀들이 간첩 연루 등 혐의로 미국에 인질로 붙잡힐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유학생들로 인해 미국이 얻는 경제적 이득이 지속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인 명경망 운영자 허핀 대표는 이런 소식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의 딸 시밍쩌가 여전히 하버드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베이징의 정치학자인 후싱더우도 중국이 이런 정책을 내놓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진일보한 대외개방 정책을 펴고 있고 인적교류와 과학기술, 학술문화 교류를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중국 유학생들을 제한할 수는 있어도, 중국이 먼저 유학생들을 보내지 않는 것은 추세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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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초 미국에서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비자발급을 금지하자는 논의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FT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미국 정치 개입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논의할 때 ‘매파’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정책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인들이 미국에서 공부하는 것을 아예 불가능하게 조치하자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제안은 경제적, 외교적 파장에 대한 우려 때문에 채택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정부가 지난 7월부터 로봇, 항공, 첨단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연구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 유효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싱더우는 다만 당중앙이 민감한 문제에 연루되거나 가족을 모두 미국에 보내고 혼자 국내에 남아 근무하는 관리에 대해서는 귀국을 요구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대학에 입학하는 외국인 학생들 중 중국 국적의 학생들이 가장 많다. 국제교육협회(IIE)에 따르면 2016∼2017학년도에 미국 대학에 등록한 중국 국적 학생은 35만명 이상이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이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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