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일대일로, 중국 주도 세계화 달성하려는 슬로건에 지나지 않아"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찰스 파튼 연구원 FT 기고문

"시장·에너지 확보 등 중국 국내용 목적 기저에 깔려 있어"

"중화 민족 부흥 목표…지정학적·군사적 패권 추구"

중국 주도로 세계의 무역·교통망을 연결해 ‘실크로드 경제 벨트’를 구축하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이 외교정책이 아닌 중국 주도의 세계화를 달성하려는 슬로건이라는 주장이 나왔다./사진=이미지투데이중국 주도로 세계의 무역·교통망을 연결해 ‘실크로드 경제 벨트’를 구축하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이 외교정책이 아닌 중국 주도의 세계화를 달성하려는 슬로건이라는 주장이 나왔다./사진=이미지투데이



중국 주도로 세계의 무역·교통망을 연결해 ‘실크로드 경제 벨트’를 구축하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이 외교정책이 아닌 중국 주도의 세계화를 달성하려는 슬로건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찰스 파튼 연구원은 3일(현지시간) 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파튼 연구원은 중국이 일대일로에 대해 ‘시진핑 주석의 새로운 외교정책’이라 명명하고 있지만, 사실은 “시진핑적이지도 않고, 새롭지도 않고, 외교정책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대일로는 과거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며 주창한 ‘저우추취’ 슬로건을 재활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일대일로는 ‘현대판 마샬프랜’이 아닌 슬로건 또는 책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파튼 연구원에 따르면 일대일로에는 지정학적, 지리경제학적 목적보다는 중국의 경제발전을 유지하기 위한 자원, 시장, 에너지 확보를 보장하고, 중국의 기업들이 세계를 무대로 주도적으로 활동하도록 돕는 등 중국 국내용 목적이 기저에 깔려 있다. 또한, 식량 안보 달성 및 신장 위구르 지역의 안정 도모 등의 목적도 있다.


파튼 연구원은 또한 중국의 세계화가 ‘중화 민족의 부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국이 초강대국이 되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작년 아프리카의 지부티에 해군 기지를 구축한 사실을 언급했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과정으로서, 배타적인 클럽이나 ‘차이나 클럽’을 결성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일대일로가 ‘지정학적·군사적 패권 추구’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파튼 연구원은 이에 대해 “100% 사실과 다르다”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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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정책소통, 인프라연통, 무역창통, 자금융통, 민심상통 5통의 핵심운영 메커니즘으로 제시하며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들의 성장을 유도하고 세계 경제에 신성장동력을 제공하여 이익공동체, 운명공동체, 책임공동체를 실현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로 중국이 중국 국유 은행을 통해 해당 국가에 자본을 빌려주고 중국 국유 기업들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과정에서 협력 대상국들이 중국으로부터 빌린 부채로 인해 경제 주권 침해, 불공정 계약, 환경 문제 등 많은 어려움을 겪는 등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리랑카는 작년 운영적자와 부채로 인해 함반토바 항만의 운영권을 중국에 넘긴 바 있다.

파튼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 주도의 세계화를 묘사하는 슬로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협력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성공적인 협력을 위해선 일대일로 아래 깔려있는 중국의 지정학적 의도뿐만 아니라 국내적 목적 등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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