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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강남미인’ 조우리, “사랑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직진남 차은우 곽동연은 수아에게 걸려들지 않더라”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현수아 역 조우리 인터뷰

“예쁜 배우보다는, 사랑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애교 가득한 눈웃음이 매력적인 배우 조우리의 꿈이다. 그는 이야기를 나눌수록 함께 웃게 되는 사람이었다. 환한 미소로 “선배님 왕팬”이라며 태영(류기산)을 설레게 만들었던 앙큼 여우와의 정 반대의 모습이었다. 스스로 인사성이 밝은 게 장점이라고 한 조우리는 금새 인터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박보영, 정유미 선배님 같은 사랑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두 분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 사람 자체 분위기에서 오는 사랑스러움이 있잖아요. 그렇게 다가오기 편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렸을 땐 동네에서 늘 ‘안녕하세요’ 라며 인사하는 아이로 알려졌었대요. 그러다보니 어르신들이 많이 예뻐해주셨어요. 이번 ‘강남미인’으로 관심을 받고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늘어서 행복해요.”

/사진=양문숙 기자/사진=양문숙 기자



지난 달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극본 최수영·연출 최성범, 이하 ‘강남미인’)에서 ‘화학과 18학번 여신’ 현수아 역을 맡은 배우 조우리를 만났다. 힘들었던 2017년을 지나 행복한 2018년을 보내고 있는 조우리는 “‘강남미인‘은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던 드라마이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강남미인’은 어릴 적부터 못생김으로 놀림을 받았고, 그래서 성형수술로 새 삶을 얻을 줄 알았던 여자 강미래(임수향)가 대학 입학 후 꿈꿔왔던 것과는 다른 캠퍼스 라이프를 겪게 되면서 진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극 중 조우리가 분한 현수아는 예쁜 외모로 언제나 주목받았지만 제대로 된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까닭에 상대를 질투하고 위기에 빠뜨리기도 하는 인물.

좋아하는 마음도 없으면서 오로지 인기 있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캠퍼스 남신 도경석(차은우)은 물론 진상 선배 김찬우(오희준)을 비롯해 태희(이예림)의 남자친구인 구태영(류기산)에게까지 접근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우리는 “다 살기 위해서 그런 것 같아요”라며 조우리의 속 마음을 대변했다.

“다 드러내놓고 솔직해도 안 되는 사회이잖아요. 괜히 말 잘 못 하면 핀잔도 받고 화살도 맞으니 조심성이 생기고, 말하지 못 하는 것들이 생기지 않을까요. 어렸을 때는 패기로 앞장서고 총대 메고 그러지 않나.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자기한테 타격이 온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크면 클수록 숨기는 게 많아진다고 생각했어요.”

“어릴 때부터 터놓고 지낸 친구하고는 다 얘기하지만, 사람도 많이 만나고 경험도 생기다 보니까 그만큼 다 얘기하지 못하고 숨기고 사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런 이중적인, 수아 같은 면이 누구나 있는 것 아닐까요.”

이중적인 수아의 모습에 많은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지만, 알고 보면 수아는 사랑받지 못했던 친구다. 그래서 사랑을 받는 것도, 주는 것도 몰랐던 것. 조우리는 “수아 역시 외모 지상주의의 피해자였다”고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언급했다.


“수아는 엄마, 아빠가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해서 태어난 아이었을 것 같아요. 부모님이 수아에게 거부감이 있었겠죠. 그렇게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버려졌어요. 할머니가 수아를 데려가 키웠는데 탐탁해하지 않아요. 사랑을 받는 법도 모르고, 주위에 믿을 만한 사람도 없었던 아이가 어떻게 자랐을까요. ”









“어느 날 깨끗하게 씻고 가니까 친구들이 ‘현수아 예쁘다’는 말을 하며 쳐다봐요. 처음으로 자신이 인정을 받은거죠. 그러다보니까 예뻐야 한다는 집찹과 사랑 받고 싶다는 결핍감이 심했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내가 예쁜 걸 알면 안 되고 고분고분해야 하고 너무 똑똑해도 안 되고 항상 웃고 맞장구 쳐 주고 착하고 상냥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주입을 했겠죠.”

‘사랑받고 싶다’는 결핍감은 결국 끝없는 질투와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졌다. 현수아는 그동안 숨겨왔던 진짜 얼굴을 강미래(임수향)에게 들키게 된다. 이 외에도 츤데레 냉미남 도경석(차은우), ‘온미남’ 화학과 조교 연우영(곽동연)역시 쉽사리 현수아에게 빠져들지 않는다. 현수아의 실체를 그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는 아이는 도경석이었다.

“경석이만 수아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요.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하는데, 눈치로 아는거죠. 경석이 나이는 어리지만, 일찍 철이 든 친구잖아요. 이 친구가 나를 좋아하는건지 아닌지 빨리 캐치했을거라 생각해요. 사회를 일찍 경험한 우영선배 역시 대강은 수아에 대해 알았을 것 같아요. 또 우영 선배도 경석이와 같이 진직남이잖아요. 직진남들은 수아에게 걸려들지 않았어요. ”

조우리는 지난 여름 내내 현수아와 함께 숨 쉬고 있었다. 점점 행복해지는 미래를 보면서 질투를 하는 수아, 외모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은 수아의 모습 모두 조우리의 희노애락에 영향을 미쳤다. 마지막 회에서 테러를 당한 후 미래 앞에서 우는 장면을 찍고는 그다음 날 눈과 코가 엄청 부을 정도로 함께 힘들어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아의 트라우마는 다 치유가 됐을까. 조우리는 “아직은 치유되는 과정이다”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수아가 완전히 치유되진 않았지만 치유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치유를 하고 싶어서 학교를 떠난 것 아닐까요. 다 치유가 됐으면 학교에 남았을텐데, 그럴 자신이 없으니까 떠났다고 생각했어요.”

조우리는 지난 2011년 케이블TV MBC에브리원 시트콤 ‘레알스쿨’에 이어 2012년 MBN ‘사랑도 돈이 되나요’로 데뷔한 7년차 배우다. 이후 MBC ‘메디컬탑팀’(2013), SBS ‘낯선사람’(2013), KBS2 ‘일말의 순정’(2013), SBS ‘모던파머’(2014), MBC ‘딱 너 같은 딸’(2015),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2016)등으로 필모그래피를 써 내려갔다. 이후 잠시 공백기가 있었다. 이후 KBS2 ‘마녀의 법정’(2017), KBS2 ‘추리의 여왕 시즌2’(2018) JTBC ‘강남미인’(2018)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강남미인’은 데뷔 7년 만의 첫 주연 작이다. 제일 힘들었던 2017년을 지나고 만난 ‘기적 같은 작품’이다. 2017년은 개인적인 사정도 있었지만 작품 활동을 쉬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2017년 그는 그 누구보다 자기 계발서를 많이 읽으면서 자존감을 굳건히 붙잡았다고 했다. 그는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며 거듭 감사함을 전했다.

“저에게 많이 배움이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처음으로 롤이 큰 작품을 하게 됐어요. 이 작품을 무사히 끝나고 마무리 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무엇보다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 전에는 ‘이런 말을 해도 되나? ’생각을 하느라, 연기하면서 몰라도 여쭤보기 그래서 말을 못하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해석하고 하는 게 많았어요. 이 번 작품은 감독님 및 배우들이랑 같이 소통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같이 만들어간 드라마라 더 특별했어요.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라고 생각해요. ”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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