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고인돌]정재서 교수 "이젠 상상력의 표준에서 벗어나야 할 때"

"그리스 로마신화의 틀에서 벗어나

동양신화로 상상력을 확장시키자"

정재서 교수의 '상상력의 뿌리 동양신화의 귀환'

강남도서관에서 4일부터 매주 목 한달간 이어져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이야기 해 달라고 조르면 할머니께서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은 가난해진다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고 손자를 다독이곤 하셨죠. 그 시절엔 산업발전으로 고속성장 하던 시대였던 탓에 요즈음처럼 이야기(story)산업은 가난한 사람들이나 하는 하찮은 일이라고 밀쳐뒀죠. 하지만 이젠 시대가 바뀌어 이야기(story)가 먹거리가 되고 있어요. 이야기의 원천은 바로 상상력인데 그 상상력이 신화에서 출발하는 이유를 한번 알아 볼까요?”


지난 4일 강남도서관에서는 고인돌 강좌로 정재서(사진) 이화여대 중문학과 명예교수의 ‘상상력의 뿌리 동양신화의 귀환’이 시작됐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생애 주기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6년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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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신화는 세대를 거듭하며 축적된 인류의 사상과 정서에 흐르는 기본 바탕입니다. 상상력이 보편타당한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신화에서 뼈대를 가져오면 친숙하게 된다. 유명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신화에서 상표를 차용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면서 “그러나 우리의 신화에 대한 지식은 그리스 로마 신화 즉 서구에 한정되어있다. 상상력의 표준을 그리스로마신화에 두고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식상한 서양사람들이 켈트 신화, 게르만 신화 등으로 가지치기를 하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붙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잊고 있었던 동양신화의 가치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동양신화 속 주인공으로 강의 주제를 옮겨나갔다. 천지가 캄캄했던 혼돈의 시대에 등장한 창조신 반고를 비롯해 세상의 중심에 서 있었던 황제, 생명과 죽음의 신 서왕모, 미의 여신 여와, 싸움의 신 치우 등에 대해 소개했다. 제우스, 헤라, 아프로디테 등 그리스로마신화에 익숙했던 상상력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우리의 정서적 DNA에 새겨진 동양신화의 가치를 이해하고 좀 더 깊이 알아가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총 5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정재서 교수와 그의 제자 들이 함께 준비한 강연이다. 1강 동양신화의 세계(정재서 교수), 2강 동양신화와 한국문화(정재서 교수), 3강 한국문헌신화의 세계(김수연 박사), 4강 한국 무속신화의 세계(김수연 박사), 5강 동양 신화와 현대 문화 산업 등으로 이어진다.

한편, 제 6기 고인돌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22개 공공도서관과 5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문·사·철(文·史·哲)을 바탕으로 미술·음악·건축·과학·경제학 등으로 주제를 확장해 오는 11월까지 생활 속 인문학 강연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참가신청은 서울시교육청 강남도서관으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 포털 에버러닝에서 확인할 수 있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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