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결국 웃은 캐버노...중간선거 판세 가를까

찬성 50표로 美상원 인준안 통과

합류 땐 대법원 보수색채 짙어져

美 언론 "트럼프의 정치적 승리"

민주당, 여성층 투표장 독려 나설듯

브렛 캐버노(왼쪽 세 번째) 미국 신임 연방대법관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대법원 콘퍼런스룸에서 아내와 두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존 로버츠(오른쪽) 대법원장 앞에서 성경책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브렛 캐버노(왼쪽 세 번째) 미국 신임 연방대법관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대법원 콘퍼런스룸에서 아내와 두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존 로버츠(오른쪽) 대법원장 앞에서 성경책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0815A12 미 연방대법원02


성추문 의혹에 휩싸인 브렛 캐버노(53)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안이 우여곡절 끝에 상원을 통과했다. ‘젊은 보수’ 캐버노 지명자의 인준 통과로 보수와 진보의 균형을 맞춰온 대법원의 무게추는 상당 기간 보수 우위 구도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준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성폭력 의혹과 트럼프의 막말에 대한 반감도 커지고 있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미 상원 전체회의에서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캐버노 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안이 가결됨에 따라 그가 미 역사상 114번째 연방대법관에 취임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표결 결과는 지난 1881년 스탠리 매슈스 대법관 후보자가 찬성 24 대 반대 23으로 인준을 통과한 이후 가장 근소한 표차다.

표결은 당론에 따라 찬성과 반대표가 뚜렷하게 갈렸다. 공화당이 51석, 민주당이 49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딸 결혼식 때문에 표결에 불참한 공화당의 스티브 데인스(몬태나) 의원을 고려해 당에서 유일하게 인준 반대 의사를 밝혀온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의원이 막판에 기권표를 던지면서 인준 무산을 막았다. 인준안이 가결되려면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머코스키 의원이 당론을 위해 기권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에서는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 의원이 당론에서 이탈해 유일하게 찬성표를 행사했다.


보수 성향인 캐버노의 인준이 최종 통과됨에 따라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어렵게 중심을 맞춰온 대법원의 성향은 보수로 급격하게 기울게 됐다. 캐버노는 그동안 찬반 의견이 팽팽했던 주요 사안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며 대법원의 균형추 역할을 했던 앤서니 케네디(7월 말 은퇴)의 후임이다. 연방대법원은 캐버노 외에 존 로버트 대법원장과 새뮤얼 앨리토, 클래런스 토머스, 닐 고서치 대법관 등 보수 5명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스티븐 브라이어,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 등 진보 4명으로 재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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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이날 표결로 연방대법원의 보수 우위가 한 세기 동안 지속되게 됐다”고 보도했다. WP도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고서치 대법관을 임명한 것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 보수 성향 대법관을 2명 임명한 것은 가장 오래 지속될 그의 정치적 유산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에도 캐버노 인준안이 가결되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에 대한 정치권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중간선거의 사전 기싸움 성격이 강했던 이번 인준안이 통과되자 당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승리라는 평가가 미 언론들에서 나오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원들을 이만큼 단결시키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른바 부동층 성향이 강한 여성과 젊은층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면서 투표장으로 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캐버노 인준안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워싱턴DC 의사당과 연방대법원 주변에는 오전부터 반대파가 속속 모여들며 ‘11월은 다가온다’ ‘정의가 없다면 의석도 없다’는 피켓을 들고 온종일 항의시위를 벌였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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