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주중 대사가 중국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전선언 참여를 당사국들이 반대하지 않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베이징 대사관에서 이날 취임 1주년 기념 특파원 간담회를 가진 노 대사는 종전선언에 대한 중국 입장과 관련해 “판문점 선언에서도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을 썼다”며 “중국은 현 단계에서 종전선언에 참여하고 한반도 평화체제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그 부분에 대해 당사국들이 반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종전선언에 참여를 원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평화협정에만 참여할 것이라는 기존의 예측과 대치된다. 노 대사는 이어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번 밝혔듯이 북핵문제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도움을 높이 평가하고 고마워한다”며 “우리도 중국 역할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방북한 뒤 중국 역할에 관해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에 미국이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인지에 관한 질의에 “미국에 이에 대해 그렇게 반대하는 입장은 아닌 걸로 안다”면서 “그러나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노 대사는 또 간담회 도중 종전선언 관련 발언에 부담을 가졌는지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를 당사국들도 반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부분은 ‘중국이 종전선언 발표를 위한 각국의 노력을 지지하고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이며 우리를 포함한 각국은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로 수정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노 대사는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올해 상반기에 이미 한중 최고지도자 간에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사드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는 대화가 있었고 이 기조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의 인사청문회에서 확인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 비핵화 문제와 맞물려 남북,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중국은 사드와 관련한 지난해 한중합의를 재확인하려는 것 같다”며 “중국이 확인하고 싶은 것은 사드 배치가 중국이나 러시아를 겨냥하는 게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막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노 대사는 최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6자회담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 적절한 시점에 6자회담이 재개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견지해왔다”면서 “중국도 현재 북미간 대화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향후 정치 일선에 복귀 여부에 대한 질문에 “현 단계에서 주중대사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 역할을 당분간 계속할 생각”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