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을 주된 목표로 세우면서도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해답을 경제에서 찾으려 했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에너지·자원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김현석(사진) 지식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노드하우스 교수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노드하우스 교수는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효과를 미시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다양한 분야를 통합해 거시적으로 분석하는 학자”라며 “기후변화가 가져올 문제를 경제라는 팩트로 설명해 설득력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농업 및 자원경제를 전공한 김 연구위원은 노드하우스 교수 밑에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기후경제와 관련이 깊은 에너지 분야를 다루고 있다.
김 연구위원이 관심 있게 본 것은 노드하우스 교수의 책 ‘기후 카지노’다. 이 책에서 노드하우스 교수는 지구온난화를 “인간계와 자연계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하며 “인간이 기후카지노의 중심에 서서 지구온난화라는 주사위를 굴리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카지노에서 돈을 따는 희박한 확률에 매달려 온난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보다 어느 정도의 대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탄소세 부과나 배출량 총량 거래제 등 현재 진행 중인 기후변화 이슈 해결을 위해 감정에 호소하지는 않았다. ‘북극곰이 사라지고 있어요’ 같은 주장 대신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과학적으로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기온 상승을 2도 제한했을 때의 야생 동식물 생존 가능성 등을 방대한 통계자료로 풀어내는 식이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이런 자료를 통합해 지구온난화와 경제라는, 얼핏 연관성 없어 보이는 두 분야를 묶어내는 데 성공했다.
김 연구위원은 “온난화의 경우 확실하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못하고 카지노처럼 불확실한 확률에 근거해 심각한 문제일지, 아닐지를 예측하고 있다”며 “온실가스 감축을 주요 타깃으로 해서 거시적으로 시장경제를 바라봤다는 점을 인상 깊게 읽었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