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자사 근로자들의 시급을 15달러(1만7,070원)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지 1주가 지나자 시급을 올리는 대신 인센티브(성과급)를 못 받는 게 아니냐는 근로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IT 매체 리코드는 9일(현지시간) 일부 아마존 창고 근로자들이 새 시급 체계를 적용하면서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손에 쥐는 임금 총액이 줄어들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국 내 아마존 창고 근로자들은 11∼12.5달러의 최저 시급을 받는 대신 연간 수백 달러의 인센티브를 받거나 주식 현물을 지급하는 스톡옵션을 챙겼다.
리코드는 한 아마존 창고 근로자가 “최저 시급은 분명히 올랐지만 그게 반드시 임금이 오른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마존 주식이 이날 주당 1,870.32달러(약 212만8,000원)로 마감한 만큼 몇 주만 스톡옵션으로 받아도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마존이 시간제 근로자들에게는 향후 스톡옵션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근로자들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존 측은 스톡옵션에 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예측 불가능한 인센티브보다는 일한 시간에 따라 정확히 지급되는 시급이 오르는 것이 근로자들에게 장기적인 면에서 이득이라고 주장한다. 아마존은 “어떤 직원들은 (주식을 받고) 증시 강세장에서 큰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주식이 최근 몇 년간 무척 강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그런 주가는 항상 유지될 수 없는 것이고 영속하지도 않는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의 최저 시급 인상이 정치권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한다. ‘아마존 저격수’를 자처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른바 ‘아마존법’ 또는 ‘베이조스 저지 법안’을 발의, 시간당 15달러 미만을 받는 근로자들의 복지혜택을 해당 기업에 부담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아마존이 정치권의 공격을 피하고 스톡옵션 지급으로 인한 부담을 더는 방법으로 최저 시급 인상을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리코드는 보도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