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당신이 옳다] 이 땅의 乙을 위한 '공감과 위로'

정혜신 지음, 해냄 펴냄




심폐소생술은 심장박동이 멎어버린 응급환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부응하려 발버둥치고, 억지미소로 ‘을의 삶’을 살아가며 관계의 고단함 속에 정작 나의 고통을 마주하지 못하는 이들에겐 마음을 어루만지는 또 다른 의미의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국가폭력 피해자부터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등을 만나며 거리의 치유자를 자처했던 저자의 경험이 집대성된 이 책은 스스로 나와 주변을 돌보고 치유할 수 있는 집밥 같은 치유법, 이른바 ‘적정 심리학’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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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첫 단계는 존재의 개별성을 무시하는 사회적 시선과 환경을 인지하는 것이다. 배터리가 3%밖에 남지 않은 스마트폰처럼 위태로운 삶을 사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네 탓이 아니다’는 말, ‘네 감정이 언제나 옳다’는 것을 알려주는 공감의 언어다. 이 과정에서도 반드시 유의해야 할 것은 공감의 과녁, 경계 짓기, 공감의 허들 넘기 등 공감을 가장한 오류 세 가지를 피하는 것이다.

살면서 우리는 많은 이들을 위로해야 하고 이들을 감정의 본궤도로 귀환시키는 임무를 맡을 때가 많다. “누군가를 공감하기위해 누가 재가 돼버리는 것은 공감이 아니라 감정 노동이다. 공감을 잘못 이해하면 그렇게 탈진만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공감과 위로 역시 배워야 하는 이유다. 1만5,800원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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