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대타협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국민연금 개혁 논의를 주도한다. 보건복지부는 경사노위를 존중해 이달 말로 계획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의 국회 보고를 미룰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금체계 개혁을 두고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있어 빠른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12일 경사노위에서 노사정대표자 4차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 개혁과 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 설치에 합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박 장관이 특별위원으로 참석했다.
경사노위는 “박 장관이 국회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면 연금계획안 제출을 연기해서라도 특위의 논의를 바탕으로 보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연금 관련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이달 안으로 국민연금 개혁안이 포함된 종합운영계획을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적 합의로 연금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힌 후 ‘연금 개혁 추진기구가 어디인가’라는 논란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가 계속돼왔다. 이번 노사정대표자회의로 연금 개혁의 주도권을 경사노위가 가져가게 된 것이다. 경사노위는 “복지부에서 특위에 직접 참가하기로 했으며 별도의 사회적 대화기구나 태스크포스(TF)를 만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사노위가 연금 개혁안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빠른 시일 안에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후소득 보장과 연금재정 안정성을 가를 기준인 소득대체율에 대해 복지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인하 혹은 유지 의견을 밝힌 반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소득대체율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또 지난달 민주노총이 소득대체율 인상을 요구하면서도 연금재정 안정성 대책은 내놓지 않아 재계의 볼멘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경사노위는 국민연금 개혁안 합의 시한에 대해 “복지부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