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증시 주변 지표는 빨간불이다. 예탁증권담보융자(주식담보대출)가 10일 하루에만 2조8,000억가량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지수가 다시 하락할 경우 개인 투자 비중이 큰 코스닥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 예탁금은 이달 들어 계속해서 감소하며 국내 증시의 조정을 예상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21조6,916억원에 이른다. 전 거래일인 8일 18조9,190억원에서 하루 만에 2조7,726억원 늘어났다. 지난달 말 처음으로 19조원을 돌파하고 등락을 거듭했다가 단숨에 22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증시가 상승세를 타지 못할 경우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증권사에 담보로 맡긴 주식 가치도 덩달아 하락하는 만큼 채권자가 임의로 반대매매에 나설 수 있다.
주가 상승기에 증가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최근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2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5조9,697억원, 코스닥시장 5조8,881억원 등 11조8,578억원이었으나 10일 유가증권시장 5조9,598억원, 코스닥시장 5조7,395억원 등 11조6,993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은 등락을 반복하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6월25일 이후 꾸준히 상승하던 잔액이 이달 2일 고점을 찍고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시장이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예탁금도 감소하며 하락장에 대한 우려를 대변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일반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에 맡겨 놓은 자금으로 주로 금융투자 상품의 매매에 사용된다. 언제든지 거래에 사용될 수 있어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데 일반적으로 상승장에 늘어나고 하락장에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 공세에 증시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증시 대기자금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8일만 해도 26조9,949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달 10일 24조3,750억원으로 2조5,000억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공포심리가 확산돼 지수 상승은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둔 보수적인 전략이 유효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