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이해찬 협치훼손 발언에...與 내부서도 "신중하셔야"

"경제 참사는 과거정부 탓"

유체이탈 화법 논란 일으켜

"절대 정권 안 뺏길것" 野 자극

"강한 대표,권력 취했나" 비판론

방북 결과 설명하는 이해찬 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9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방북단·방미특사단 합동 기자간담회에서 방북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8.10.9      toadbo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당 대표 취임 50일을 맞은 이해찬(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진공청소기처럼 대부분의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해 국가보안법 폐지 설화를 겪는가 하면 경제참사 과거 정권 탓 등의 ‘유체이탈 화법’을 사용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일각에서는 ‘총리가 두 명’인 상황이라며 강한 여당 대표가 그만큼 ‘권력’에 취한 게 아니냐는 비판 여론까지 형성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9월 고용동향을 두고 “최악은 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거듭된 고용악화에 취업자 증가폭이 8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를 기록한 상황에서 최악은 면했다는 여당 대표의 발언 자체가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지적이다. 경제 문제와 관련한 이 대표의 유체이탈 화법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8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청회의에서 이 대표는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얘기를 지금까지 공직생활하면서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여당 대표가 경제 실책을 적시하고 대책을 마련해 야당의 협조를 이끌기보다 ‘과거 정권 탓’과 유체이탈 화법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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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 질의를 통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을 끌어내 단순 실수가 아닌 강 장관과 대북 제재 해제를 위한 포석을 깔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달 초 10·4공동선언 기념행사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남녘 동포도 힘을 합쳐 보수 타파 운동에”라고 연설한 다음날 이 대표는 북한 관계자들과 만나 “우리가 정권을 빼앗기면 또 못하기 때문에 제가 살아 있는 한 절대 안 뺏기게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고 화답했다.

사정이 이렇자 북측 인사들과 동조하는 모습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여기에 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기간 ‘보수궤멸론’을 앞세운 바 있어 한국당은 ‘한통속끼리의 만남’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달 민주당 창당기념일에는 “앞으로 한 열 번은 더 (대통령을 당선)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른바 ‘50년 집권론’을 주장했다. 8월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는 “최고 수준의 협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협상 여지부터 잘라버리는 강성 발언으로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여당 내부에서도 야권에 빌미를 주고 있다는 불만이 높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안 해도 될 말로 논란을 만들고 긁어 부스럼이 되고 있다”며 “협치는 온데간데없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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