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외면받는 경차..판매량 10년來 최저

지난달 8,600여대 팔려..올 12만대도 위태

가격 대비 성능·연비 좋은 소형SUV로 옮겨가

친환경차 관심 커지며 경차 지원 소홀도 한몫

151513 국내 경차·SUV 판매 추이



국내 경차 판매량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선보이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이 주행성능이나 안정성에서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모습이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국산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한 경차는 총 8,627대로 지난 2009년 1월 8,172대 이후 9년 8개월 만에 월간 기준 판매량이 가장 적었다.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하는 경차는 기아차(000270)의 모닝과 레이, 한국GM의 스파크, 르노삼성의 트위지 등 총 4종이다.

기아차 ‘올 뉴 모닝 터보’기아차 ‘올 뉴 모닝 터보’


한국GM ‘더 뉴 스파크’한국GM ‘더 뉴 스파크’


올해 9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9만2,59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3,647대)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20만대에 육박했던 경차 연간 판매량은 2014년 18만6,702대를 끝으로 4년 동안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경차 판매량은 12만대 선도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크다.


경차의 빈자리는 SUV와 다목적차량(CDV)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SUV의 경우 지난달 추석 연휴로 조업 일수가 감소하면서 3만7,959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달(4만7,019대)보다 19% 이상 줄었다. 하지만 올해 전체로 보면 37만2,602대가 팔려 지난해 33만5,000대보다 11.2% 늘었다. SUV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판매된 전체 자동차 156만여대 중 SUV는 46만1,000여대가 팔려 35.6%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전체 판매량(113만여대) 중 39.4%가 SUV다.

181513 2018년 월별 경차 판매 대수


기아차의 카니발, 한국GM의 올란도 등과 같은 CDV도 주52시간근로제 시행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CDV의 올해 판매는 6만3,668대로 지난해보다 소폭(1.4%) 감소했지만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6.4%에서 6.7%로 늘었다.

경차의 추락은 무엇보다 소형 SUV 등이 대거 등장하면서 경차 자체가 갖고 있는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연비가 뛰어나다는 인식이 강한 경차와 소형 SUV 간에 연비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없다. 기아차 모닝의 공식 연비는 ℓ당 11.8~16㎞ 정도로 ℓ당 11~16.8㎞인 현대차(005380) 코나의 연비와 비슷하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경차에 대한 지원이 소홀해진 것도 한 영향으로 꼽고 있다. 앞서 정부가 올 7월부터 시행된 개별소비세 인하(5%→3.5%) 혜택에서 경차를 제외한 것도 최근 경차의 판매량 감소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경차에 최고 옵션을 적용하면 1,500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소형 SUV와 200만~3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 개소세 1.5%포인트 인하까지 고려하면 소비자들의 관심이 소형 SUV로 옮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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