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이 수백억 원대 상속세를 탈루하고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6부(김영일 부장검사)는 15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조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 회장이 지난 2013년부터 2018년 5월까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을 구매할 때, 트리온 무역 등의 명의로 196억원 상당의 중개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겨 대한항공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조 회장은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인근에서 ‘사무장 약국’을 열어 운영한 혐의(약사법 위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이 2010년 10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고용약사 명의로 약국을 운영하면서, 정상적인 약국으로 위장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522억원 상당의 요양급여 등을 부정 수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조 회장이 선친 소유의 프랑스 현지 부동산과 스위스 은행 계좌 잔액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세 약 610억 원을 포탈했다는 특가법 위반(조세) 혐의와 관련해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 2014년 3월에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물벼락 갑질’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촉발한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는 불기소 처분됐다. 남부지검 사행행위·강력범죄전담부(최재민 부장검사)는 조 전 전무의 폭행 혐의의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바라지 않아 ‘공소권 없음’, 특수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는 각 ‘혐의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폭행 혐의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