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서울 강남권 전세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던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의 입주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지만 전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송파헬리오시티’가 1만여 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인 탓에 입주 시점이 다가올수록 일대 전세가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던 예상과 크게 어긋난 모습이다. 현장에서는 정부가 9·13 대책 등에서 양도세 공제 조건으로 실입주 강화 요건을 강화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내다본다.
1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주 송파구 전셋값은 서울 평균(0.12%)을 웃도는 0.2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7~8월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던 송파구 전세 가격은 9월 1주 0.16% 반짝 상승한 뒤 이후 0.00%까지 상승률이 둔화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전세가가 다시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특히 송파구 전세시장 향방의 최대 변수로 꼽혔던 ‘송파헬리오시티’의 전세가가 지난 몇 달과 다르게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실제 올 8월 6억 원 선에 형성됐던 전용 84㎡의 전세 가격은 최근 7억 이상에서 매물이 나오며 많게는 8억 원까지 부르기도 한다. 총 9,510가구의 매머드급 대단지인 ‘송파헬리오시티’의 입주 예정인 올 연말이 다가올수록 일대 전세 물량이 쏟아져 ‘역전세’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재로선 ‘기우’에 그치는 모습이다.
현장에서는 9·13 대책 이후 실입주가 크게 늘어난 것이 전세가를 떠받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가락동의 H공인 관계자는 “추석 전만 해도 비싼 값에 팔겠다던 조합원들이 최근 입주로 돌아선 경우가 많아 전세 물량 자체가 많이 줄었다”면서 “정부가 9·13 대책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조건으로 실거주 요건을 강화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정부는 9·13 대책에서 양도가액 9억 원 넘는 주택을 팔 때 1주택자들이 2년 실거주하지 않을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최대 30%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요건을 강화한 바 있다.
게다가 집주인들이 신축의 강점을 내세우며 잠실동 단지와 비슷한 가격대로 전세를 놓고자 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설명도 있다. 가을 이사철과 잠실권 재건축 아파트의 이주 시기가 맞물리는 것도 ‘헬리오시티’ 전세가 상승의 이유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런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설명도 많다. 가락동의 T공인 관계자는 “잠실 일대 단지와 전세가 차이가 줄수록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면서 “정부가 전세 대출을 강화한 것도 어떻게 반응할지도 조금 더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