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김명애 총장은 16일 20대 남성이 발가벗은 채 교내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촬영한 사건을 두고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나 참담하고 치욕적이었다”며 “충격을 받았을 학생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춘강홀에서 재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SNS 음란물 유포사건 경과보고 및 안전한 대학을 만들기 위한 공청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머리를 숙였다.
김 총장은 “우리 대학 안에서 성폭력에 가까운 범죄가 발생했지만, 이는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 범죄였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나가느냐가 중요한 만큼 모든 구성원이 지혜를 모으고 냉철하게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대학 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부인 출입규정을 신설하고, 학생증을 찍어야 들어갈 수 있는 카드리더기를 모든 건물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 모든 건물의 폐쇄회로(CC)TV를 볼 수 있는 통합관제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해당 남성이 알몸으로 동덕여대 강의실과 복도 등을 휩쓸고 다녔던 만큼 책상과 의자를 전면 교체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일시에 책걸상을 모두 교체하는 것은 수업 차질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거부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박종화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동덕여대 재학생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일부 학생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허술한 학교보안 행정 총책임자, 총장은 사과하라’라고 적힌 A4 용지를 들고 항의했다.
공청회에서 발언권을 얻은 한 재학생은 “총장이 ‘죄송하다’고 말했는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런 사과가 아니다”라며 “도대체 학교 안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앞으로 어떻게 시정하겠다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 총장이 공청회 도중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빠져나가자 학생들은 무책임하다며 야유를 쏟아냈다. 대학 측은 “오후 3시에 다른 일정이 있다고 들었다”며 “무슨 일정인지 공개할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성문인턴기자 smlee9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