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용 복합 비타민·무기질(미네랄) 보충제 대부분에 권장·충분섭취량의 1.5배를 웃도는 영양소가 들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영양소 최대함량기준에 대한 규제·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임산부들이 적절한 비타민·무기질 보충제를 선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
1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현태선 충북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이 시판 중인 임산부용 비타민·미네랄 보충제 264개(건강기능식품 140개, 일반의약품 124개) 제품의 영양소 함량을 분석해보니 철은 73개(39.5%), 엽산은 14개(8.0%), 망간·마그네슘은 각 3개(4.3%), 아연·비타민D는 각 1개 (1.2%) 제품이 상한섭취량을 초과했다. 철 함량 초과 제품 73개 중 63개가 일반의약품이었지만 나머지 영양소 함량 초과 제품은 모두 건강기능식품이었다.
특히 보충제의 70%(185개)를 차지하는 복합 비타민·무기질 보충제에서 영양소 과잉이 심했다. 185개 제품 중 96%인 177개 제품의 영양소 함량이 권장섭취량 또는 충분섭취량의 1.5배를 웃돌았다. 철분과 엽산, 비타민B12, 비오틴, 판토텐산 등 수용성 비타민이 과량 함유돼 있었다.
비타민A가 든 제품은 22개(8.3%)였다. 그런데 비타민A 보충제는 과량 복용할 경우 기형유발 가능성이 있어 비타민A 결핍증 치료에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임신 3개월 이내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에게는 투여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현 교수는 “임산부용 비타민·무기질 보충제를 제품에 표시된 1일 용량대로 복용할 경우 여러 종류의 비타민과 무기질이 적정범위를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우리나라도 임산부에게 적절한 비타민·무기질 보충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모든 임신부에게 철·엽산 섭취를 강력히 권장하고 있지만 칼슘·비타민A는 섭취가 매우 부족한 일부 지역의 임신부에게만 권장한다. 비타민B6·C·D·E, 복합 영양소 제품은 권장하지 않는다. 국제산부인과학회에서도 철 30~60㎎과 엽산 0.4㎎ 보충을 권장하고 복합제품은 응급상황의 임산부에게 권장한다. 영국에서는 임신 전부터 임신 12주까지 매일 엽산 0.4㎎ 이상, 임신기간 내내 0.01㎎의 비타민D를 복용하도록 권장한다.
엽산은 세포와 혈액생성, 태아 신경관의 정상 발달 등에 필요한 영양소로 비타민B12와 함께 들어있는 제품이 많았다. 비타민B12가 부족하면 엽산의 대사에 영향을 줘 2차적으로 엽산이 부족할 수 있어서다. 엽산은 수용성 비타민으로 권장량 이상 복용한 경우 소변으로 배출된다.
한편 보충제에 함유된 영양소 중에는 철분이 함유된 제품이 70%로 가장 많았고 엽산(66%), 비타민B12(468%), 비타민 C(39%), 비타민B6(39%), 비타민D(34%), 아연(31%), 망간(26%) 순이었다. 철은 단일 제품 형태가 많았다. 칼슘·마그네슘은 철·아연의 흡수를 방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