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91.74포인트(0.36%) 하락한 25,706.6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1포인트(0.03%) 내린 2,809.2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9포인트(0.04%) 하락한 7,642.70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미 국채금리 움직임, 주요 기업 실적 발표 등을 주시했다. 이날 공개된 9월 FOMC 의사록에서는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가 재차 확인된 것으로 평가됐다.
연준 위원들은 대부분 강한 경제 상황에서 점진적인 추가 금리 인상이 정당하다고 봤다. 또 위원들은 연준이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의하기도 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여전히 긴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미 국채금리도 다시 상승세를 탔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3.18% 선 위로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1.4%로 반영했다.
금리인상 발 불안 심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엇갈리면서 증시의 변동성도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핵심 기술기업 중 하나인 넷플릭스는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3분기 순익과 매출, 가입자 수 등을 발표하며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IBM은 예상에 못 미치는 매출로 주가도 큰 폭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관련해서도 악재가 나왔다. 트럼프 정부는 이날 144년간 지속해 온 UN 우정협약을 탈퇴한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는 이 협약이 중국과 싱가포르 등과 같은 국가에 공정하지 않은 혜택을 주기 때문이라며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또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현재 공백기라면서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양자 정상회담에서도 구체적인 합의가 나오기 어렵다는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도 폭스비즈니스 방송 인터뷰에서 “그들(중국)은 협상을 원하지만, 나는 그들이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U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영국과 EU의 브렉시트 협상 부담도 지속했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브렉시트 협상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도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아일랜드 국경문제와 관련된 견해차는 남아있지만, 대부분의 쟁점은 해결됐다”며 “모든 사람이 질서있는 탈퇴를 위한 합의를 원한다. 향후 며칠, 몇 주간 집중적으로 협상하면 타결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증시에 앞서 끝난 유럽 주요국 증시는 브렉시트 협상 상황을 주시하며 약보합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0.07% 내린 7,054.60로 마감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54% 떨어진 5,144.95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0.52% 하락한 11,715.03으로 거래를 마쳤고,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는 0.2% 오른 3,263.70으로 장을 마감했다.
유럽연합(EU) 지도부와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브뤼셀에서 17∼18일 정상회의를 열고 브렉시트 협상 진척상황에 대해 보고받고 향후 대책을 논의한다. 아일랜드 국경문제 등과 관련한 이견이 여전해 합의점을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날 큰 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0%(2.17달러) 떨어진 69.75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 선물거래소(ICE)의 1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35%(1.1달러) 하락한 80.31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이날 미국의 원유재고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에 추락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PA)은 수출물량이 하루 180만 배럴로 줄면서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65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3배가량 많은 것이다.
다만 다음 달 초 미국의 이란에 대한 원유제재 복원과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과 관련한 갈등 확산 가능성이 유가 상승 압박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금값은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29%(3.6달러) 하락한 1,227.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재확인되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유로·엔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뉴욕 외환시장에서 0.59% 오른 95.64를 기록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