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자 10명 중 9명이 중소기업에서 근무하지만, 이들의 1인당 노동생산성이 대기업과 비교할 때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1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보고서 ‘한국 중소기업과 기업가 정신에 활력 불어넣기’에 따르면 2015년 현재 한국에서 근로자 249명 이하 중소기업이 고용한 인력의 비율은 전체 근로자 가운데 87.2%를 차지했다. 이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가장 낮은 비율을 나타낸 미국(40.7%), 일본(52.9%)과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 중소기업은 노동 비중이 매우 높았으나 노동생산성에서 대기업과 비교할 때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 노동자 1인당 부가가치 창출을 따져 대기업의 생산성을 100으로 설정할 때 한국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2015년 현재 32.5로 나타났다. 이는 아일랜드(10.7), 그리스(26.9), 멕시코(29.5)에 이어 OECD 회원국 가운데 4번째로 낮은 수치로 최하위권에 속한다. 한국의 생산성 수치는 1980년 55에서 꾸준히 감소해 현재 수준에 이르렀다. 게다가 한국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성장을 멈추는 추세까지 보였다. 한국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 성장률은 1982년 15.5%에서 1992년 23.7%까지 높아졌다가 2015년에는 0.5%로 정체 중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격차가 소득 불평등과 같은 궤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종전 연구에서 노동생산성 상위 10%와 50%에 있는 기업의 임금 격차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노동시장 양극화로 인해 그 격차가 OECD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보고서는 이런 현상의 원인이 대기업 집단의 제조업 수출로 주도하는 전통적 성장모델에 있다고 보면서 대기업이 주도하는 수출과 경제성장이 2011년 이후 급격히 둔화해 고용과 가계소득을 제한하는 데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를 지목하며 성장 둔화, 고용, 가계소득 축소, 소득 불평등의 문제를 중소기업의 실적을 높이는 ‘포용적 성장’으로 풀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으로는 △혁신을 통한 생산성 제고 △노동공급 부족 대처 △규제개혁 등 중소기업에 친화적인 생태 조성 △창업 수 증가를 통한 기업가 정신 촉진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한 정책입안 △글로벌 시장과의 연계 강화 등이 제시됐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