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세 번째로 불러 조사했다. 이미 임 전 차장을 수차례 소환해 조사한 터라 검찰이 조만간 그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8일 임 전 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15일과 16일에 이은 세 번째 조사다. 검찰은 법관 사찰을 비롯해 옛 통합진보당 재판 개입, 대법원 비자금 조성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본인을 둘러싼 각종 혐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서는 행정처 차장으로서 정당한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르면 다음주 검찰이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가 양승태 사법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의 핵심인물이라 신병 확보 뒤 수사에 한층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검찰이 그동안 재판거래 등 의혹을 겨냥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대부분 기각한 바 있어 실제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발부될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 여부가 이번 수사의 최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며 “그의 신병을 확보할 경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물론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 윗선 수사에 길이 열릴 수 있으나 반대의 경우 수사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