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으로 개인 대출이 막히면서 법인 명의로 아파트를 낙찰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18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16일 법원경매에서 진행된 서울 아파트 낙찰 건수 39건 중 법인 명의로 받은 낙찰 건수는 약 3분의 1 가량인 1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같은 기간(9월 1∼16일) 서울 아파트 낙찰 건수 30건 중 법인 낙찰자가 3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새 4배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 16일 낙찰된 서울 아파트 5건 중 2건은 법인이 가져갔고 한 법인이 하루에 아파트 2채를 낙찰받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15일 서울 아파트 10건 중 3건이 법인 명의로 낙찰됐는데 이 중 2건을 같은 법인이 받은 것이다.
법인 명의 낙찰자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개인보다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9·13대책 이후 주택임대사업자 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80%에서 40%로 줄자 일부 투자자들이 법인 명의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매매사업자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8일 송파구의 한 아파트를 낙찰받은 법인 대표는 매매사업자법인 명의로 낙찰을 받을 경우 가장 큰 장점으로 대출의 용이성을 꼽았다. 현행 매매사업자법인 대출은 투기 과열 지구 내 제1금융권에서 낙찰가의 80%까지 가능하다.
지지옥션 박은영 선임연구원은 “9·13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경매의 평균 응찰자 수가 절반 아래로 감소하고 낙찰가율도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서울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