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내 우울증 치료사는 '책'

에세이부터 과학서적까지

대중공감 베스트셀러 등극

일단 발병하면 최후의 증상이 자살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우울증은 국내 환자가 535만 명이나 될 정도로 흔한 병이 됐다. 이 때문일까. 최근 출판계에서는 우울증이 새로운 ‘핫한’ 소재로 떠올랐다. 과거엔 주로 심리학에서 우울증을 다뤘으나 최근엔 에세이, 과학서적까지 우울증을 소재로 삼을 정도다.




특히 기분부전장애를 앓는 백세희 작가가 정신과 의사에게서 상담받았던 내용을 담은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출간 즉시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반향이 크다. 작가는 모두에게 예쁘다는 말을 들어야 안심이 되는 외모에 대한 강박증이 연극성 인격장애로 발현되는 등 남들에게 쉽게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풀어내 2030 여성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에세이 ‘나의 우울증을 떠나보내며’ 역시 화제다. 소설가 겸 에세이 작가인 대프니 머킨은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과 우울증에 시달린 성년 이후의 삶을 솔직하고 당당하게 풀어냈다. 책은 산후 우울증, 소중한 사람(어머니)을 잃은 상실감으로 우울증을 앓는 이들에게 힘이 돼 준다. 머킨은 “여러 해 동안 내 우울증 경험과 딱 맞아떨어지는 전장 보고서를 단 하나도 찾지 못해, 그래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상 우울증을 앓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내면으로부터 묘사하기 위해, 그리하여 환자들을 물론이고 친구나 가족 같은 주변인들에게도 공감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했다.



과학서적 ‘우울할 때 뇌과학’도 꾸준히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15년 간 뇌과학을 통해 우울증만을 연구해온 저자 앨릭스 코브 박사가 그동안의 성과를 집대성한 책이다. 뇌 과학(신경과학)이라는 최첨단 과학을 활용해 우울증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발병의 원인은 무엇인지, 증상 하나하나의 구체적인 근거는 무엇인지, 그에 따른 폐해는 무엇인지, 그리고 결국은 우울증으로 치닫는 뇌 회로를 다시 돌려세울 방법이 무엇인지 등을 과학적으로 살핀 점이 눈길을 끈다.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들의 글과 인터뷰 등을 담아 2017년 출간돼 화제를 모았던 ‘아무것도 할 수 있는’도 최근 출판사와 계약을 마치고 재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우울증 관련 책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예스24 손민규 인문 MD는 “심한 우울증의 경우는 전문의 상담과 약물치료가 병행되어야 하겠지만, 그보다 덜할 때는 우울에 관해 다룬 심리서에서 충분히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성격의 책들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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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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