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은 유한하고 경제는 영원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기획재정부에서 봉직하고 계시는 공직자들은 더욱 중용의 자세로 정도로만 가야합니다.”
18일 밤 10시가 가까운 시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2차 보충질의에 나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광림(사진) 의원이 “저의 경우도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의 3배가 넘는 세월을 후배 님들이 계신 그 자리에 앉아 있었던 사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옛 재정경제부에서 차관을 지낸 공직경력 33년인 김 의원의 후배들에 대한 애정 어린 당부이자 충고였다. 그는 “이리저리 눈치 보고 마른자리로만 가셨던 분들, 내공 쌓이는 속도보다 벼슬이 앞섰던 분들은 늘 끝이 불편했던 것이 새삼 기억난다”며 “여론과 중론은 정치인과 정당이 살피고 신경 쓰고 정부는 정론과 국가경쟁력에 더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권력 눈치를 보며 여론에 휘둘리면 안 된다는 뜻이다.
김 의원의 걱정은 이어졌다. 그는 “지금은 정부가 여론조사와 표에 관심을 두고 예산을 늘리고(최저임금 세금보전) 있고, 정당 지도부의 교체에 맞춰 입법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쳐 제출한 세법까지도 열흘 만에 수정하기에 이르렀다”며 “저희 의원들도 제출한 입법을 열흘 만에 수정하지는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의 우려는 계속됐다.
“2019년 예산안이 과연 건전성 DNA를 물려받은 예산실 후배들의 작품인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정 세법안이 세제실 토론의 결과인가. 그렇게 경제학자와 국민들이 옳지 않다고 하는 소득주도,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규직 100% 정책을 과연 경제정책국 직원들도 동의하고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후배들에게 당부를 전하는 김 의원의 목소리는 떨렸다. 그는 “후배 님들의 어려운 처지가 이심전심으로 전해져 그래서 고민의 폭은 깊어진다”며 “국정감사의 이름으로 이 자리에 앉아있는 순간이 편하지만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질의 드리고 답변 듣는 대신 후배 님들 모셔놓고 못하는 술 한 잔 같이 하며 소통하는 자리가 더욱 필요한 느낌”이라며 “대한민국 공직자들이 지금 흘리는 땀은 5,000만 국민들의 내일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다시 한번 후배들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세종시 어진동 청사의 꺼지지 않는 불은 대한민국 경제의 내일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라며 “끝으로 다시 한번 정권은 유한하고 경제는 무한하다”며 말을 마쳤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