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文정부 '1%P 성장함정' 빠지나] 경제 수술없이 툭하면 재정투입...내성만 커져

국가채무 494%나 늘었지만

성장률 떨어지고 고용 악화

“차라리 급성위기면 재정투입이 약이다. 하지만 만성화된 경기침체 상황에서 습관화된 재정투입은 체질만 악화시킬 뿐이다.”

경제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수술 없이 재정이라는 진통제만 처방하는 한국경제를 두고 “병도 못 고치고 가계만 파산하는 꼴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재정만능주의에 빠져 혈세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경제를 되레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재정투입이 늘면서 국가채무의 증가세는 무섭다. 중앙·지방정부의 채무(D1)만 봐도 지난 2000년대 들어 지난해까지 494%나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40.4% 수준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0~2016년 사이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연평균 11.6%씩 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 번째로 증가율이 높다. 정부는 고령화·통일 등 미래 재정수요를 감안해 ‘국가채무 비율 40%’를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왔지만 이미 그 선을 넘어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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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도 없다. 고용에만 54조원을 투입했지만 올해 일자리는 당초 전망치의 3분의1 수준인 9만명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의 근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98조8,130억원을 투입했지만 사업화 성공 비율은 4년 평균 50%에 그쳤다. 사업성공화는 △1원이라도 매출액이 발생했거나 △생산비를 절감했거나 △기술이전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 경우를 뜻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여당은 재정의존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와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한 데 이어 내년 예산은 9.7% 늘려 편성했다. 국민의 소득과 소비를 늘려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지만 전문가들은 “구조 개혁 없는 재정투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꼬집는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성장을 위해 재정을 투입한다고 국민들을 현혹하면 안 된다”며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풀기 위한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재정확대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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