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대만 동부 이란(宜蘭)현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전복 사고로 총 205명이 숨지거나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2일 대만 중앙통신과 연합보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5시(현지시간) 현재 18명이 숨지고 187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일부 현지 매체가 사망자가 22명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이는 초기 집계 과정에서 발생한 착오였던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가운데 2명은 아직 신원이 파악되지 않았다. 사망자 중 한 명은 미국인이라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대만 구조당국의 공식 발표가 아직 나오지는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철도 당국은 밤샘 복구 작업을 거쳐 이날 새벽 5시께 사고가 난 이란 신마(新馬)역 양방향 열차 통행을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신속한 구조와 부상자 치료를 지시한 가운데 라이칭더(賴淸德) 행정원장은 전날 늦은 밤 사고 현장에 찾아와 철저한 사고원인 조사를 약속했다. 라이 원장은 교통부가 조사팀을 구성해 사고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사법부 검찰원이 이와 별도로 이번 사고의 형사책임 문제와 관련한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사고원인을 명백히 조사하고 나서 이번에 사고가 난 ‘푸유마’(普悠瑪) 열차 운행의 전면 중단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은 2012년 일본에서 최고 시속 150㎞로 달리는 준 고속철인 푸유마 열차를 도입해 2013년부터 타이베이와 이란, 화롄(花蓮) 등 도시를 연결하는 동부 간선에 투입했다. ‘푸유마’는 대만 동부 지역 방언으로 ‘함께’라는 뜻이다.
이번 사고는 대만에서 1981년 이후 발생한 최악의 열차 참사다. 현지 매체들은 푸유마호가 작년 10월에도 탈선 사고를 낸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사상자가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고 열차는 한국의 인기 여행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대만 편에서 나온 풍등 날리기로 유명한 옛 탄광 마을 스펀(十分)이나 타이루거(太魯閣) 협곡을 찾아가는 한국 여행객들도 자주 이용했다.
/이성문인턴기자 smlee91@sedaily.com